◆ 레이더M / 한국판 골드만삭스 꿈꾼다 ③ 김성현 IB부문 부사장 ◆
김성현 KB증권 IB부문 부사장(사진)은 18일 매일경제 레이더M과 인터뷰하면서 "초대형 IB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업 직접 투자를 확대해 '투자형 IB' 모델을 확립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향후 4차 산업혁명을 통한 산업 재편 과정에서 자본시장의 역할을 확대하는 데 초대형 IB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그동안 국내 증권사들은 기업공개(IPO)나 회사채 발행, 인수·합병(M&A)과 같은 수수료 기반 업무에만 주력해 과열경쟁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기업고객 입장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KB금융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해서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은 올해 초 초대형 증권사로는 드물게 초기 기업에 높은 위험을 부담하고 자금을 직접 투자하는 신기술사업금융업 자격을 취득했다. 이를 통해 유망 기업을 직접 발굴하고 신성장·신기술 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KB증권은 중소기업 전문 조직인 SME금융본부를 별도로 두고 이 같은 기능을 전담하도록 했다.
KB증권은 유망 기업 발굴을 위해 주요 산업 거점에 기업투자금융(CIB) 센터 5곳을 운영하고 있다. CIB센터는 은행과 증권의 기업금융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점포로 KB증권 초대형 IB의 핵심 전략을 수행하는 첨병 역할을 맡았다. KB증권은 6월까지 4곳의 CIB센터를 추가로 개설해 총 9곳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일시적으로 재무 상황이 악화된 기업에 자금을 제공하는 것도 증권사가 해야 할 몫이라고 강조했다. KB증권은 이랜드리테일이 최근 진행한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에 2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주선사로 참여해 이 중 850억원을 직접 투입하는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옛 현대증권과 합병으로 올해 출범한 통합 KB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4조1400억원의 자기자본을 확보하며 초대형 IB 대열에 합류했다. KB증권은 출범 직후 트레이딩, 구조화, 리스크관리본부 등이 포함된 초대형 IB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김 부사장은 초대형 IB의 발행어음 업무로 주어지는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초반 외형 경쟁보다는 확실한 기업에 선별 투자하는 내실 운용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이 같은 전략이 가능한 이유로 KB금융그룹의 방대한 커버리지(기업금융관리)를 꼽았다. CIB센터로
김 부사장은 "그룹 내 1억원 이상 여신을 보유한 기업 수만 3만개에 달한다"며 "CIB를 중심으로 철저하게 고객 중심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경쟁사와 차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