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2300시대
↑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2300선을 넘으며 최고치를 갈아치운 22일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직원이 환하게 웃고 있다. [김호영 기자] |
글로벌 기술주가 급등하고 있는 '테크 랠리'에 한국 주식도 동참했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대장주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삼성전자우 네이버 등 기술주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2~3% 이상 상승세를 나타냈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에 따르면 올 들어 기술주에 유입된 자금은 2001년 이후 15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이미 나스닥 기술주만으로 구성된 나스닥인터넷지수는 연환산 75% 수익률을 내고 있을 정도다. 펀드 자금이 이렇게 기술주에 집중되면서 기술주 버블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지만 실적이 받쳐주고 있는 터라 주가는 상승세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하이닉스가 바로 이런 기류를 따라가고 있다. 이날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주식도 삼성전자로 하루 동안 외국인이 삼성전자 한 종목에만 12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글로벌 자금이 이머징마켓으로 몰리면서 그간 12배 수준에 머물던 MSCI아시아지수(일본 제외) 주가수익비율(PER)이 지난주 13배를 돌파했다. 반면 한국 주식(MSCI코리아지수 기준)은 지난주에도 꾸준히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외국인 입맛을 끌어당기고 있다. 지난주 MSCI아시아지수의 올해 실적 전망치가 1.6% 상향 조정됐는데 MSCI코리아지수 실적 전망치는 5.8% 상향 조정되면서 다른 이머징마켓 지수를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코스피는 여전히 2300선 주변을 맴돌면서 MSCI코리아지수의 12개월 선행 PER가 9.4배에 그쳤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각국의 PER가 13배임을 고려하면 한국 주식은 아시아에서 여전히 싼 편에 속한다는 얘기다.
지수 상승에도 코스피가 여전히 저평가돼 적어도 26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지금보다 10% 더 오른다면 코스피는 2600까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근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코스피 유입은 새 경제사령탑의 향후 지배구조 개선 등 경제 체질 변화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은 것이란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선임에 이어 지난주 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내정자 발표까지 나오면서 증시에 '김&장 효과'에 대한 기대치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자본시장을 통한 주주권리 찾기에 애써왔던 두 사람이 경제사령탑을 맡으면서 주주 목소리를 더 키워줄 것이라는 전망이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이미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지주사 주가가 들썩이고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 참여하는 등 특정 기업의 주주로서 이행해야 할 사항을 권고한 모범 규준이다. 기관투자가들이 투자 기업에 대한 의결권을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행사해 고객 이익이 극대화되지 못하고 기업 성장 역시 견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해 12월 공표됐지만 이를 도입한 투자자는 아직 한 곳도 없다. 하지만 이달 중 한국지배구조원이 스튜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상법개정안, 스튜어드십 코드 등으로 주요 기업의 지배구조 투명성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가 이뤄진다면 이에 따른 수혜를 모회사인 지주회사가 골고루 누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