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준 대표 |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한국화장품 주가는 지난 5월 한 달 동안 41.4%나 급등하며 2만원 시대를 열었다. 그동안 K뷰티를 이끌었던 아모레퍼시픽(18.5%), LG생활건강(15.6%), 한국콜마(6.3%)를 모두 뛰어넘는 수치다.
사드 보복으로 중국 정부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압박이 집중되자 국내 화장품 관련 종목 주가는 작년 하반기 이후 꾸준히 하락했다. 올해 1분기 실적도 대부분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과의 대화를 선택한 문재인정부의 출범은 '가뭄 끝에 단비'로 작용했고 5월 화장품주 반등으로 이어진 것이다.
다만 한국화장품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것은 다른 종목보다 '몸집'이 가볍고 저평가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때 1등 브랜드였던 한국화장품이 작년에 흑자전환한 이후 올해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나타나고 있다"며 "사드 악재에도 지난 1분기 실적이 우량했던 만큼 2분기 이후에도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962년 설립된 한국화장품은 '쥬단학' '템테이션'과 같은 브랜드로 화장품 업계 '1인자' 역할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초 브랜드숍 중심의 빠른 화장품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도태됐다. 10년간 암흑기를 거쳐 2010년 화장품 판매·부동산 임대 사업을 영위하는 '한국화장품'과 제조만을 담당하는 '한국화장품제조'로 인적분할했고, '더샘'이란 브랜드숍으로 사업을 전면 재편했다. 뒤늦게 시장 흐름을 따라갔지만 적자는 계속됐다. 2014년에는 서울 서린동 사옥을 837억원에 매각하며 재무상 어려움을 견뎠다.
그러다 작년 15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한 것이다. 올해 증권사들은 한국화장품의 연간 영업이익이 3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작년(157억원)보다 2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올해 예상 실적에도 주가수익비율(PER)은 13.13배로 화장품 업종 중 가장 낮다. 아모레퍼시픽 PER가 37.75배까지 높아진 것을 감안하면 한국화장품이 크게 저평가된 셈이다.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중에서 화장품 업종으로 분류된 16곳 중 PER가 20배 이하인 종목은 한국화장품을 비롯해 6곳뿐이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 변수를 제외하고 본다면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현재 평
한국화장품은 경영 효율성도 높게 나타났다. 자기자본 대비 이익 수준을 나타내는 올해 예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무려 47.58%로 LG생활건강(22.8%)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