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센트럴자이, 래미안신반포리오센트, 래미안신반포팰리스….
최근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일대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 붙은 이름들이다. 한강변에 붙은 아크로리버뷰를 제외하면 모두 이름에 '신반포'가 들어갔다.
하지만 정확히 따지면 서초구 관내에 '신반포'라는 동 이름은 없다. 정부기관 공문서, 토지구획, 부동산 등기 등에 쓰이는 법정동(법률로 지정)이나 행정 편의를 위해 구가 정한 행정동(조례로 지정) 모두에 신반포라는 이름은 존재하지 않는다.
잠원동 근처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신반포는 주민들이 과거 강남 개발 과정에서 먼저 개발된 곳과 나중에 개발된 곳을 구분하면서부터 사용됐다. 1970년대 초반 공기업 대한주택공사(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건설한 반포동 주공1단지 주변을 구반포, 1970년대 후반 민간 기업인 한신공영이 주공1단지 동쪽을 따라 순차적으로 공급한 한신아파트 일대를 신반포라고 불렀다. 덕분에 한신아파트를 신반포아파트로 부르기도 한다.
잠원동 일대 아파트들이 재건축에 들어가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이름이었다. 잠원을 이름에 넣을지, 신반포를 전면에 내세울지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 결과 이 지역에서 가장 먼저 재건축을 끝낸 잠원동 대림아파트는 총회 투표를 통해 '래미안신반포팰리스'라는 이름을 선택했다. 이후 일대 재건축 아파트들 이름에는 '신반포'가 대부분 들어갔다.
물론 2014년 도로명주소가 전면 시행되면서 '신반포로'가 탄생했다. 이수교차로부터 고속터미널 앞을 거쳐 논현역 사거리까지 이어지는 도로다. 따라서 도로명주소에 신반포로가 들어간 단지도 상당수 생겼다. 하지만 한남IC부터 삼호가든사거리까지 거리가 '잠원로'가 되면
잠원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잠원동 아파트들은 '신반포 한신'이라는 이름을 상당히 오래 써왔다"며 "더 고급스러운 인상도 줄 수 있는 만큼 행정구역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중시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