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부동산 민간경매 열렸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부동산 민간경매가 열렸습니다.
천만원부터 시작되는 아파트경매에 특히 관심이 많았는데, 아직 낯설은 만큼 낙찰률은 낮았습니다.
현장 취재 다녀온 이혁준 기자 나와 있는데요.
안녕하세요.


질문1> 부동산 민간경매, 선뜻 와닿질 않는데요.

네, 일단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하니까 함께 화면부터 보시겠습니다.

경매진행자 (자막 반투명)
-"감정가는 6억4천만원, 천만원부터 시작합니다... 5억 5천, 네 있습니다. 5억 6천만, 5억 6천만... 네 5억 5천만원에 낙찰됐습니다."

보신 것처럼 미술경매와 같은 방식입니다.

물건이 나오면 입찰자들이 가격을 부르고 더 이상 높은 가격이 나오지 않으면 낙찰되는 방식입니다.

부동산 경매에는 법원 경매도 있는데, 몇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일단 법원 경매는 빚이 있거나 해서 압류된 물건을 다룹니다.

반면 민간경매는 압류된 물건이 아니라 매도자가 경매시장을 통해 자신의 부동산, 즉 아파트나 토지, 임야 등을 파는 것입니다.

질문2> 화면에서 보니 감정가 6억4천만원인 아파트가 천만원부터 경매가 시작되는데, 전부 이런 방식인가요?

아닙니다. 화면에서 본 경매 물건은 절대경매라는 방식으로 한 것인데요.

이번에 선보인 민간경매는 두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하나는 방금 보신대로 천원부터 입찰이 시작되는 절대경매가 있고, 물건의 감정가를 기준으로 입찰에 들어가는 경매 두가지 입니다. 두 가지 중에서 어떤 것을 택할지는 매도 희망자가 정하게 돼 있는데요.

절대경매는 천원부터 입찰이 시작되긴 하지만, 최종 낙찰된 가격에 대해 매도자가 일정 위약금을 지불하고 거부할 수 있게 한 경매방식입니다.

이번 경매물은 32건이 올라왔는데요. 이가운데 절대경매 물건은 2건입니다.

나머지 30건은 대부분 감정가에서부터 경매를 시작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경매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민간경매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은 상당히 높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경매에 참가를 하거나 구경을 했는데요.

하지만 경매낙찰률은 열기 만큼 높게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경매에서 32건 가운데 4건이 최종 낙찰됐는데요. 그래서 낙찰률은 12.5%를 기록했습니다.

아마도 처음 실시하는 것이어서 낙찰률이 낮지 않았나 싶습니다.

일단 경매 참가자들은 감정가가 시세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경매시작가가 높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한번 유찰되면 5% 가격을 내려 다시 진행됐지만 큰 매력은 없는 듯 보였습니다.


질문3> 경매장에 참가한 사람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대는 컷지만 조심스러운 모습이 많았는데요.

사전조사는 필수, 가능하다면 현장답사가 필요하다는 반응입니다.

함께 보시겠습니다.

인터뷰 : 서연희 /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저렴하게 구입했다 생각해도 차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까 기본적으로 사전조사와 현지답사를 해야죠."

압류된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법원 경매보다 다가가기 쉽고, 경매 주최 측에서 어느 정도 물건에 대한 검증을 하기 때문에 믿음이 간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낙찰자들도 일단은 만족한다는 반응이었는데요, 들어보시죠.

인터뷰 : 김수진 / 서울 서초구 잠원동
-"미리 아는 사람 통해서 알아보고 적정한 가격이라 판단했습니다."


질문4> 법원경매는 참가자 자신이 최종 책임을 지게 돼 있는데요. 민간경매에서 낙찰된 매물의 권리 문제는 누가 책임을 지게되나요?

법원경매와 달리 민간경매에서 권리관계의 책임은 매물을 감정하고 평가하는 민간 감정기관이 지게 돼 있습니다. 따라서 낙찰자는 권리관계에 대해 사실상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질문5> 법원경매는 감정가가 시세의 80~90%선에서 나오기 때문에 가격 메리트가 있는데, 민간경매에서는 이같은 기대를 하기는 어렵겠군요?

네, 첫 발을 내딛은 민간경매의 숙제기도 한데요.

감정가가 시세와 같아 경매 시작가를 좀더 낮출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해보였습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도자와 매수자가 믿고 거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인터뷰 : 김학권 / 세중코리아 대표
-"법원 경매처럼 강제경매가 아니기 때문에 감정평가액이 주변시세보다 높을 가능성도 있고, 또 낙찰과정에서 차수가 떨어지면 낙찰을 철회할 수 있어 법적 근거가 필요합니다."

질문6> 낙찰을 철회할 수 있다는 건 어떤 얘기죠?

네, 총 4건이 낙찰됐는데, 낙찰자와 매도자는 72시간 내에 최종 계약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계약을 하지 않을 경우 상대방에게 보증금 100만원을 지급해야 하는데요.

예를 들어 6억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물건이 절대경매를 통해 5억원에 낙찰이 됐다고 하면 매도 희망자에게는 차라리 100만원을 보증금으로 내고 계약을 철회하는 게 나을 수 있죠.

마찬가지로 경매 진행 과정에서 감정가보다 낙찰가가 높게 나올 경우 향후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물건을 철회할 수 있습니다.

결국 민간경매에서는 매도자와 매수자가 서로를 믿고 거래할 수 있는 신뢰가 절실한 셈입니다.

앵커> 이제 막 첫 발을 내딛어 다소 미흡한 점도 있지만, 부동산 민간경매가 부동산 거래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겠습니다.

이혁준 기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