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바이스501 |
고된 금 채굴에 종사하는 광부들이 바지가 자주 찢어진다며 하소연을 했기 때문이죠. 그는 가져온 돛천을 가지고 바지를 만듭니다. 이렇게 만든 바지는 불티나게 팔려나가죠. 나중에는 프랑스에서 수입한 청색 천(데님) 원단으로 바지를 만들고 옷을 더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꼼꼼하게 박음질을 합니다. 이게 현대 청바지의 기본, 리바이스 청바지 입니다.
골드러시 시절에 곡괭이를 팔아 부자가 된 상인 얘기도 유명합니다. 사실 금을 캐 대박을 친 사람은 예상보다 많지 않았죠. 하지만 금을 캘 때 없어서는 안 되는 곡괭이를 판 사람은 떼돈을 번 경우가 많다고 해요.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하지만 시종일관 쌩쌩 달리고 있는 종목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증권주입니다. 요새 증권주 치고 52주 신고가를 기록하지 않은 종목이 없을 정도지요. 12일에도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해 신영증권, 동부증권, 키움증권, 유안타증권, 한국금융지주, KTB투자증권, NH투자증권, HMC투자증권, 교보증권, 대신증권, 유진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 13개 증권사가 무더기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SK그룹 측에서 공식적으로 매각 의사를 밝힌 SK증권 주가도 내달리고 있고요.
증권사가 평가한 증권사 목표 주가도 '전진 앞으로'를 외치고 있습니다. 최근 IBK투자증권은 미래에셋대우 목표주가를 1만2500원으로 제시했는데, 아직 1만원대 초반인 주가를 감안하면 20% 넘게 상승 여력이 있는 셈입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1만8000원까지 내다보는 견해가 나올 정도입니다. 1만4000원 선인 현 주가를 감안하면 주당 4000원가량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지요. 이런 식으로 대다수 증권사의 목표 주가는 현 주가 대비 크게 높은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기대만큼 증권주 주가는 앞으로도 쑥쑥 갈 수 있을까요. 골드러시 시대에 청바지와 곡괭이가 잘 팔린 것처럼, 코스피 사상 최고치 시대에 증권주 앞날은 여전히 창창할까요.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습니다. 증권사 수익에서 주식 브로커리지가 차지하는 비중이죠.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3%로 나타났습니다. 3분의 1쯤 되네요. 그런데 바로 전년인 2015년에는 이 비중이 38.4%에 달했어요. 주식 매매가 활발하던 2002년에는 무려 72%를 기록했습니다. 2007년에도 62%였어요. 최근 들어 브로커리지 비중이 급격히 줄어든 사실을 알 수 있지요.
지난해 코스피에 있는 주식을 어떻게 주문했는지 비중도 함께 살펴볼까요.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MTS)이 31.7%였네요. 컴퓨터를 이용한 홈트레이딩시스템이 48%였고요. 영업점 단말기기가 13.8%, 유선단말기(ARS)가 0.4%였어요. 오프라인 비중이 높지 않다는 걸 볼 수 있지요. 오프라인 수수료가 온라인 수수료보다 훨씬 비싼 것은 당연한 이치겠지요.
한마디로 비유하자면 골드러시 시대에 청바지나 곡괭이 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셈이에요. 그러니 주식 거래가 활발해져도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이 예전만큼 가파르게 늘 수는 없고, 따라서 '묻지마 증권주' 투자는 다소 위험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증권주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이와 관련해 오는 9월부터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IB'가 출범한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초대형 IB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4개사에만 해당하는 이슈인데, 4조원이 넘는 거대 자금을 바탕으로 그동안 은행만 할 수 있었던 어음을 발행하는 등 여러 신규 업무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입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초대형 IB가 증권업계, 더 나아가 금융업계 전체 판을 흔들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덩치가 거친 초대형 IB가 은행의 기업 대출 영역까지 치고 들어가 수익을 다변화할 수 있는 반면 그럴 수 없는 중소형사들은 입지가 더 좁아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물론 중소형사들도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어 일률적인 잣대를 들이대기는 힘들지만, 대형사가 한 단계 치고 나갈 수 있는 모멘텀을 잡은 것은 확실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증권주 옥석 가리기를 할 수 있는 1단계 기준을 세울 수 있습니다. 초대형 IB를 통해 수익을 크게 늘릴 수 있거나, 아니면 차별화된 '한방'이 있어 확실한 생존전략이 있느냐 여부로 판가름할 수 있죠. 예를 들면 개인투자자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키움증권 같은 특화
[홍장원 증권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