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한진그룹은 조양호 회장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대한항공을 제외한 한진칼, 유니컨버스, 한국공항, 진에어, 한진정보통신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총수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컸던 유니컨버스(IT 시스템 구축회사) 주식을 대한항공에 무상 증여하기로 했다. 유니컨버스는 지난해 매출액 123억원 중 내부 거래 비중이 21.5%였다.
백지영 서스틴베스트 수석연구원은 "적은 지분을 보유한 상태에서 대표이사를 맡아 주주 이익과 배치되는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없애겠다는 의지"라며 "지배구조가 투명해져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한진그룹은 총수 일가의 돌출 행동, 일감 몰아주기 논란 같은 지배구조 리스크가 번번이 계열사 주가의 발목을 잡아왔다. 이번 결단은 이 같은 악재를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이번 조치로 지배구조가 전반적으로 개선되면 실적과 무관하게 계열사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조치는 결과적으로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기업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의 이번 조치와 함께 진에어 연내 상장 호재까지 더해 당분간 한진칼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조 사장이 다른 계열사에서 모두 손을 떼고 대한항공 경영에 주력하면서 이 종목의 실적 개선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1조1208억원)에 이어 2년 연속 '1조 클럽'이 예고됐다.
이 같은 이익 개선은 여행객 증가 때문이다. 지난 4월 국제선 여행객은 518만8000명으로 작년 4월보다 2.1% 늘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악재에도 전체 여행 수요는 늘어난 것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사드 악재가 해소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호재다. 특히 올해는 공휴일이 많아 장거리 국제선 수요가 늘고 있다.
환율과 국제 유가, 투자 비용 감소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항공기 15대를 도입하고 올해 보잉787-9을 비롯해 17대를 도입하기로 했다. 2019년까지 도입이 완료되는 보잉787-9 외에는 내년까지 추가 항공기 도입 계획이 없어 항공기 투자비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사들은 비행기를 리스 형태로 들여올 때 달러화로 계약하기 때문에 원화가 강세를 띠면 채무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지난 16일 기준 원화값은 연초 대비 6.3% 올랐다.
또 대한항공은 2013년 10월~2016년 9월 2800억원을 한진해운에 지원했지만 이 업체가 파산하면서 대한항공의 부실 자회사 지원 부담이 사라졌다. 이 같은 경영 이외의 악재가 줄면서 올해 순이익이 흑자전환(7137억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2015년, 2016년 2년 연속 5000억원 이상 적자를 냈다.
여러 호재가 겹치면서 주가는 올해 들어 43.3%나 올랐다. 그러나 올해 실적 대비 PER가 4.9배로 코스피 평균(9.7배)의 절반에 불과해 주가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에서는 각종 투자 사
[문일호 기자 /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