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립 20년 맞은 미래에셋 ① / 미래에셋-네이버 5천억 상호투자 ◆
국내 1위 증권사 미래에셋대우와 국내 1위 인터넷 전문기업 네이버가 협력 관계를 본격화함에 따라 금융과 정보기술(IT) 기업 간 융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에 자사주를 매각함에 따라 자기자본이 늘어나는 부수적인 효과를 누리며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한다.
26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에 자사주 7.11%를 5000억원에 매각함에 따라 올 상반기 말 기준 자기자본 7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자사주 매각을 통해 회계적으로 자기자본이 약 4000억원 확충되는 효과를 누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이 6조6612억원으로 이번 자사주 매각을 통해 자기자본이 7조원을 웃돌게 된다. 이로써 초대형 IB 최고 기준인 자기자본 8조원을 목전에 뒀다.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 1조원을 추가 확충할 경우 종합투자계좌(IMA)를 통해 고객 수신을 유치할 수 있게 된다.
양사의 협업으로 추후 국내 4차 산업혁명 관련 유망 스타트업 기업들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네이버가 가진 IT 관련 '선구안'에 미래에셋대우가 지닌 '자금력'을 더해 한국판 구글, 페이스북 등을 탄생시킬 수 있는 토양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12월 각각 500억원씩 출자해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신성장투자조합을 결성한 바 있다. 투자가 활성화되면 해당 투자조합 규모를 추가로 확대할 복안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네이버는 해외 진출을 위해 다음달 프랑스 파리에 조성될 세계 최대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스테이션 F'에 스타트업 육성 공간을 오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밖에 네이버는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중소기업·디지털 경제장관이 설립한 코렐리아 캐피탈 K-펀드 1에 출자하고, 코렐리아 캐피탈과 함께 프랑스의 하이엔드 음향기술 기업인 드비알레에 투자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양사는 인공지능과 금융을 접목한 서비스 확대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는 국내에서 가장 큰 금융사이면서 증권사일 뿐만 아니라 강력한 금융 콘텐츠를 갖고 있다"면서 "특히 인공지능과 금융을 접목한 서비스는 아직 가능성이 많은 시장이라 양측이 협력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갖고 있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미래에셋대우는 주가 예측 모형을 개발해 고객 서비스로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미 서울대와 공동으로 빅데이터 산학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해 관련 모형 개발에 박차를 가한 상황이다. 이 밖에 네이버는 최근 인공지능 비서앱인 '네이버 클로바'를 출시해 관련 서비스에 나섰다. 현재 음악추천, 일정관리, 음성검색, 외국어 통역 등에 국한된 '네이버 클로바' 서비스가 이번 전략적 제휴를 통해 향후 금융 전반에 걸친 서비스로 확대될 가능성 역시 전망되고 있다.
양사가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있는 금융사와 인터넷 전문기업임에도 인터넷 은행
네이버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IT와 금융이 융합하는 트렌드로 가고 있다"며 "이에 맞춰 직접 인터넷은행에 진출하기보다는 노하우와 인력을 갖고 있는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람 기자 /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