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테크윈은 앞서 지난 4월 이사회를 열고 7월 1일자로 3개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100% 자회사로 두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방산 부문은 한화지상방산, 에너지 장비는 한화파워시스템, 산업용 장비는 한화정밀기계라는 별도 회사 이름을 달게 된다. 기존 한화테크윈에는 항공엔진, CCTV와 같은 시큐리티(보안) 사업만 남는다. 4개 회사로 쪼개는 것은 각자 생존력을 키우고 향후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그동안 성격이 다른 사업 부문이 한 회사 안에 있어서 시너지를 내는 데 한계가 있고 의사결정 속도에도 문제가 있었다"며 "각자 경쟁력이 있는 회사인 만큼 수익성이 확보되면 개별 IPO를 통해 자본시장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사업 재편은 삼성과의 빅딜로 시작됐다. 2014년 삼성에서 한화 품에 안긴 한화테크윈은 이듬해 596억원 적자를 내고 말았다. 이후 한화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와 함께 적극적인 수주 활동으로 한화테크윈은 흑자 기업(작년 영업이익 1507억원)으로 올라선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한화테크윈 예상 실적은 매출 4조3255억원, 영업이익 1585억원이다. 작년보다 매출이 2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하반기 굵직한 수주도 예고돼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2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K9 자주포의 노르웨이 수출 계약이 확실시되고 에스토니아 수출 계약도 연내에 성사될 것"이라며 "내년에 터키와 이집트에서 K9 수출 계약이 유력하고, 한화디펜스의 대공무기 수출도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예산 문제로 계약이 지연되고 있는 3000억원 규모 전술정보 통신체계사업(TICN) 계약도 올 하반기 중에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지상방산은 국산 명품 무기로 꼽히는 K9 자주포 생산을 맡게 돼 이번 분할의 최대 수혜를 받았다. 3곳의 신설법인에 이전되는 자산 1조5911억원 가운데 한화지상방산 자산이 80%가 넘어 주력 방산 계열사로 뛰어오르게 됐다. 한화테크윈이 기존에 100%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던 한화디펜스의 지분 전량도 한화지상방산에 넘기기로 했다. 한화디펜스는 장갑차를 만든다.
이번 물적분할로 한화는 방산 부문에서 '김승연 회장→한화(사업지주사)→한화테크윈→한화지상방산→한화디펜스'의 지배구조를 갖게 됐다.
증권업계에선 이번 물적분할이 한화그룹 방산부문 사업 재편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이번 분할 외에도 다른 계열사들끼리 시너지를 극대화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한화는 유도무기와 탄약, 무인·수중감시체계를 개발한다. 한화테크윈의 100
[문일호 기자 /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