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반기 해외 재테크 전략
상반기 전 세계 주식형 펀드가 평균 10%가량 수익을 내면서 오랜만에 주식으로 돈맛을 본 투자자들은 관심이 하반기 자산배분 전략으로 쏠리고 있다. 주식시장 상승세가 가팔랐던 만큼 기울기는 다소 완만할 수 있지만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국 독일 영국 등 주요 선진국 주식이 상반기에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니, 하반기에 상승 여력은 신흥국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관측이다.
신흥국 가운데서는 내수와 수출을 통한 안정적 경기 회복이 돋보이는 인도와 베트남이 유망한 반면,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브라질과 러시아는 줄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6월 30일 매일경제신문은 맥쿼리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국내외 주요 증권사 3곳이 최근 내놓은 '2017년도 하반기 글로벌 자산배분전략' 보고서를 분석했다. 이들은 하반기에도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매력도는 채권보다 높고, 작년부터 많이 오른 선진국보다는 신흥국의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먼저 맥쿼리는 국제 정세 및 경제 상황을 봤을 때 채권보다는 주식, 주식 가운데서는 유럽 주식과 신흥국 주식이 가장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의 경우 상반기 프랑스와 독일 선거를 거치면서 정치적 위험도 현저하게 낮아졌다는 게 이유다. 신흥국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지만 글로벌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12%에 불과해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맥쿼리는 다만 중국의 경우 부채 증가율이 너무 빠른 것이 위험 요소라면서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성장성 자산인 주식에 대한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선진국 주식과 신흥국 주식의 매력도가 모두 높다고 봤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자산배분 담당 연구원은 "신흥국의 경우 견조한 경제 성장을 나타내면서 해외 자금이 유입되는 인도와 베트남이 특히 긍정적인 반면, 원자재 가격 불안에 따라 브라질과 러시아는 부정적"이라고 차별화된 접근을 주문했다. 중국은 당국의 자본유출 통제에 대한 부담은 완화되겠지만 경기 둔화는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주식의 경우 해외 주식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인 투자 매력은 크진 않고, 전체 금융자산에서 25% 정도 보유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이 증권사는 지적했다. 국내에서 5조원 넘게 팔린 브라질 채권도 하반기에는 정치적 불안과 경기 둔화로 투자 매력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박승진 한국투자증권 해외채권 담당 연구원은 "브라질 정치권의 잡음이 지속되면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서 "다만 브라질 경제의 경우 우상향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당부했다.
대신증권은 3개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주식보다 채권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선진국 국채를 장기물 중심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형중 대신증권 마켓전략실장은 "주식은 높아진 가격 부담으로 3분기 일시적 조정을 거쳐 4분기에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국가별로는 기업들의 이익 안정성이 높은 미국과 일본, 신흥국에서는 내수 비중이 높은 동남아가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6월 29일 기준 올해 상반기 국가별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인도가 19.2%로 가장 높았고, 한국이 17.0%로 뒤를 이었다.
[최재원 기자 /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