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진행된 방배5구역 시공자 선정 입찰에서 마감 시간까지 현대건설만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이 결정됐다. 이번 입찰은 일반경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최소 2곳 이상의 건설사가 응찰해야 입찰이 성사된다. 지난 5월 열린 현장설명회에 16개 건설사가 참여했던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다.
특히 2015년 서초동 무지개아파트 수주전 이후 1년5개월 만에 시공자 선정 설명회에 등장해 관심을 끌었던 삼성물산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막판까지 입찰을 고민했지만 회사 내부 검토 결과에 따라 입찰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방배5구역이 기존 시공사였던 프리미엄사업단(GS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과 소송을 벌이고 있는 데다 초기 사업비 부담이 너무 커 건설사들이 실제 응찰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프리미엄사업단은 5월 약 32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시공사 해지 무효와 대여금을 반환해달라는 내용이다. 앞서 조합은 3월 18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기존 사업자인 프리미엄사업단과의 시공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여기에 새 시공사가 부담해야 할 초기 자금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부담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배5구역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는 입찰보증금 400억원을 내고 시공사 선정 후 45일 이내에 1100억원을 현금으로 내야 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자에게 대여금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새 시공자가 1500억원을 한번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보통 대여금이 조합에 나눠서 나가는 점을 감안하면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조합 측은 "방배5구역은 방배권역 내 최대 규모 사업지로 많은 시공사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안타깝다"며 "시공사들 간 눈치 작전이 이번 유찰의 결과로 이어진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
방배5구역 재건축사업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946-8 일대에 지하 3층~지상 32층 아파트 2557가구(임대 170가구 포함)와 상가 등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공사 예정 금액은 7492억원이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