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최근 왓슨을 도입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인 '보물섬 프로젝트'를 꾸렸다. 신한은행 고위 관계자는 "신한금융지주 차원에서 은행 자산관리(WM) 서비스를 제공할 때 왓슨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 왓슨을 고액 자산가 고객을 상대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에 활용할 예정이다. 현재 은행·금융투자·생명이 함께 운영하는 자산관리 지점인 PWM센터를 중심으로 왓슨이 주가와 글로벌 자본시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투자 타이밍에 맞는 적시 투자상품을 추천받아 고객에게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식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많은 금융사가 왓슨을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은 고객 투자 선호도와 전 세계 금융시장과 관련된 리서치 자료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투자 종목을 제안하는 부유층 특화 맞춤형 투자 서비스를 가동하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들도 앞다퉈 AI를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11월 신한은행이 모바일 로보어드바이저 '엠폴리오'를 출시한 후 모바일 펀드 판매액은 1년 전보다 46%나 늘었다. 엠폴리오를 통해 새로 펀드에 가입한 고객의 77%는 AI가 제안한 포트폴리오를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엠폴리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AI와 은행 전문가 포트폴리오 중 선택할 수 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도 올 들어 각각 '알파-로보'와 '하이 로보'를 선보이는 등 은행 간 'AI 자산관리'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KB국민은행·NH농협은행·IBK기업은행도 최근 금융위원회의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심사를 통과해 조만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처럼 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신한금융지주는 독보적인 기능을 갖춘 왓슨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우량 고객 자산관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야심을 내비치고 있다.
금융계에 도입된 왓슨의 활용도는 비단 투자자문 서비스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IBM과 제휴를 맺고 만든 왓슨이 탑재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1700여 대는 현재 일본 시중은행에서 고객 상담 로봇으로 활약하고 있다. 일본 생명보험사인 후코쿠생명은 올 들어 보험 가입자에게서 보험금 청구가 들어오면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보험사정' 업무를 왓슨에 위탁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국내 은행과 보험사들도 고객 대상 콜센터와 보험사정 분야에 왓슨을 도입하기 위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안다"며 "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고객 만족도도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왓슨은 지난해 이세돌 9단을 꺾었던 구글의 '알파고'와 쌍벽을 이루는 글로벌 AI 플랫폼이다. 현재 전 세계 45개국에서 500개가 넘는 글로벌 기업이 왓슨을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