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공사 선정을 위해 20일 설명회를 개최한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 후 조감도. [매경DB] |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날 열린 반포주공1단지 입찰 현장설명회에 삼성물산이 참여하지 않았다. 웬만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설명회에 모습을 나타낸 점을 생각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설명회엔 GS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9개 업체가 참여했다. 반포주공1단지 조합은 9월 4일 입찰을 마감하고, 같은 달 28일 최종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한 총회를 열 계획이다.
현장설명회에 오지 않으면 입찰은 자동적으로 참여할 수 없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입찰 조건과 사업성 등을 당일 오전까지 검토했는데 결국 들어가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업계에선 반포주공1단지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공동사업시행 방식을 적용한 부분이 삼성물산에 상당한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동사업시행으로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면 속도가 빨라지지만 시공사 입장에선 조합 운영비와 사업 진행비 등을 초기에 투입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수적인 삼성물산 특성상 반포주공1단지의 재건축 조건이 매우 좋지 않게 다가왔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삼성물산이 반포주공1단지 시공을 포기한 점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우선 반포주공1단지는 입지나 사업규모 등을 따질 때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도 대표 주자로 관심을 끌었다. 공사비는 약 2조6400억원, 입찰보증금만 1500억원에 이른다. 이 정도 공사비면 2016년 기준으로 대림산업(3조2997억원)에 이어 2위를 차지한 GS건설의 1년 수주액(2조3973억원)을 넘어선다. 단지 규모도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5388가구(전용면적 59~212㎡)의 매머드급으로 탄생하게 된다.
게다가 이 단지와 맞닿은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을 삼성물산이 맡은 데다 근처 반포 래미안퍼스티지가 반포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 잡고 있어 삼성물산 입장에선 브랜드 타운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삼성물산을 제외한 다른 회사들의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이번 수주전에 전념하기 위해 서초동 신동아아파트 수주전에서 손을 뗄 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포 한강변의 랜드마크 확보를 통해 '재건축 최강자'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아직 한강변에 재건축 깃발을 꽂지 못한 현대건설은 브랜드 1위 자리를 꿰찰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압구정 지역의 대표 부촌 아파트인 현대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번 수주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아크로리버파크, 아크로리버뷰로 반포에 입성한 대림산업도 이번 수주전에 적극적이다. 롯데건설도 대치동 구마을 2지구와 방배14구역을 수주한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반포주공1단지를 필두로 최근 강남권에선 대형 건설사들의 재건축 수주전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서초구에서는 지난달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신반포15차가 시공사 모집에 나섰다. 최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이 참여했다. 공동시행 방식을 적용하는 신반포14차는 오는 31일, 신반포13차는 다음달 18일 입찰을 마감한다. 한편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다음으로 몸집이 큰 방배5구역은 시공사 입찰이 자동 유찰됐다. 최소 5개사 이상이 입찰해야 하는 '제한경쟁방식'을 택한 영향이다. 3회 유찰
[손동우 기자 /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