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강제 '러브샷'은 추행"

누구나 회식 자리에서 이른바 '러브샷' 한 번쯤은 해보셨을텐데요.
음주 문화로 자리잡은 '러브샷'도 상대방의 동의없이 억지로 권하면 강제추행이 될 수 있습니다.
강나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A씨는 지난 2005년 한 골프장 식당에서 거절 의사를 표현한 여성 종업원에게 강제로 폭탄주를 권했습니다.

이른바 '러브샷'이라 불리는, 목 뒤로 팔을 감아 마시는 방식이었습니다.

A씨는 이를 거절하는 다른 종업원에게도 "회사 그만두고 싶으냐, 그만두기 싫으면 이리 와봐"라고 하며 자신의 일행과 동일한 방식으로 러브샷을 시켰습니다.

A씨는 강제추행과 강제추행방조 혐의로 기소됐고 대법원은 A씨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상대가 거부의사를 밝혔는데도 골프장 회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신분상 불이익을 줄 것처럼 위협한 후 러브샷을 한 것은 강제추행"이라고 결론냈습니다.

재판부에 따르면 "강제추행이란 폭행이나 협박을 수반해 피해자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위"입니다.

억지로 러브샷을 할 경우 얼굴이나 상체 등 원치 않는 신체접촉이 일어나 상대방의 성적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입니다.

인터뷰 : 오석준 / 대법원 공보관-"상대방이 거부하기 어려운 입장에 있는 걸 악용해서 무리한 신체 접촉을 시도하는 것은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강나연 / 기자-"술자리 문화 중 하나인 '러브샷'도 상대방이 받아들이기에 따라 300만원짜리 폭탄주가 될 수 있는 만큼 술자리에서 상대방의 자유로운 의사와 승낙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강나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