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프가 SK그룹과 SK증권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거래 완결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 11일 SK는 공시를 통해 회사가 보유 중인 SK증권 지분 전량을 케이프인베스트먼트(케이프투자증권 최대주주)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K증권 지분 10%에 대한 거래 가격은 608억원이다.
케이프인베스트먼트는 사전 준비를 거쳐 다음달 중 금융당국에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통상 심사에 2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모든 거래는 이르면 10월 말께 최종 종결될 전망이다.
케이프인베스트먼트는 SK증권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받는 대로 유상증자를 실시해 지분율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현재 지분율만으로는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기에 충분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지분율을 30% 수준까지 높인다면 구주 인수를 포함해 케이프가 투입하는 자금이 15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케이프는 인수 이후에도 SK증권을 케이프투자증권과 독립적으로 경영하면서 양사 간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시너지 효과를 추구할 계획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주식 업무 기반으로 기업금융(IB)사업을 강화하고, SK증권은 기존 사모펀드(PE)와 리테일 점포를 활용한 주식매매(브로커리지) 중심으로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케이프 측은 특히 기업 회사채 발행 업무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범LG 계열의 핵심 고객을 확보하고 있고 SK증권 역시 SK그룹에 대한 계열사 규제가 해소되면서 SK그룹 물량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그룹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가 금융사를 소유하면 안 된다는 규정에 따라 SK증권 매각을 추진해왔다. SK그룹은 매각 시한을 지키
SK증권은 1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가 4231억원인 중소형 증권사다. 이번 거래가 완료되면 SK증권은 25년 만에 SK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된다.
[전경운 기자 /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