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입주할 수 있는 건 좋지만…6억 넘는 잔금은 어찌하나
이수역 리가, 유치권 해결된 조합원 물량 200여 세대 공급
서울 서초구와 맞닿은 사당동에서 계약과 동시에 입주할 수 있는 재분양 아파트가 나와 눈길을 끈다. 지난 9일 현장에 샘플하우스를 개관한 '이수역 리가' 얘기다.
14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사당동지역주택조합 파산관재인은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이수역 리가' 452세대 중 204세대(특별공급 55세대, 일반공급 149세대)를 일반분양한다고 분양공고를 냈다. 현재 이 단지에는 184세대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번에 나온 물량은 조합원 물량 중 그동안 유치권 설정으로 재산권행사가 막혔던 세대들이다.
↑ 이수역 리가가 들어선 서울 동작구 사당동 1157번지 일대 모습. 서울 삼일초등학교 왼편이 단지. [사진 이미연 기자] |
당초 유치권 문제가 있던 물량이라 법원이 204세대를 공매방식으로 공급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물량이 적지 않아 분양공고를 내고 일반청약으로 공급하기로 결정됐다. 일반청약은 신규 아파트처럼 청약통장을 사용해야 한다. 다만 재분양인만큼 현재 거래가보다 다소 낮은 수준에서 분양가를 책정했다.
이 단지는 청약조정대상주택으로 첫 주택공급계약이 체결되는 오는 9월 4일부터 18개월 동안 전매를 할 수 없다. 하지만 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완료한 후 매매는 할 수 있어 사실상 전매제한 의미가 없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단지의 전용 84㎡(10층) 매매가는 7월 기준 7억3000만원이다. 전세가는 6억원 수준이다. 분양물량은 전용 85㎡ 단일 주택형(6개 타입)으며, 분양가는 6억3800만~7억880만원 수준(발코니 확장비 별도)이다.
분양 관계자는 "장시간 공실로 있었기 때문에 결로 등 하자 여부에 관계없이 분양 전 세대에 각 2000여만원을 들여 내부인테리어를 새로 했다"고 말했다.
법원에서 하자보수 뒤 지정 감리사의 감리까지 마치고 공급에 나섰지만 샘플하우스 방문객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설계 자체가 오래된 데다 2013년 입주 물량이라 시스템에어컨이 없는 세대가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찾은 샘플하우스에서 만난 내방객들 사이에서는 붙박이장이 많아 수납공간이 넉넉하다는 호평도 있었지만, 그 만큼 입주자가 직접 꾸밀 수 있는 공간이 줄어 아쉽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특히 신규 분양아파트와 달리 중도금이 없어 입주 시 6억원이 넘는 목돈(잔금 90%)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잔금대출을 해줄 은행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분양관계자는 현재 국민은행과 접촉 중이며 16일 이후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잔금대출 규모는 무주택자의 경우 최대 40%, 1가구 소유자는 30%까지다.
단지 바로 옆 삼일초등학교(혁신초등학교)로 배정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경 1km 이내에 있는 다른 아파트보다 싸다는 점도 향후 담보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단지 주변에 있는 '남성역 두산위브'(2011년 11월)와 '이수 힐스테이트'(2013년 2월 입주)의 전세가는 해당 사업장의 분양가와 비슷한 7억원 안팎에 형성됐다.
이수역 리가 분양 관계자는 "인근 단지에서 전세로 거주 중인 사람들이 전세가에 조금 보태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청약일정은 오는 16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7일 1순위 당해지역(서울), 18일 1순위 기타지역(인천, 경기), 21일 2순위 청약에 나선다. 당첨자 발표는 29일이며, 계약은 9월 4~6일 3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nero20@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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