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대표적 친박 인사로 언급돼온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17일 정 이사장은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지난 5월 많은 국민들의 기대 속에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 마지않는다"라며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소신에 따라 한국거래소를 떠나려 한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후임자 선임 전까지 직책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거래소 이사장 직책이 우리 자본시장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인 점을 감안하여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이사장께서 선임될 때까지 소임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1개월의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곧은 심성과 뛰어난 역량을 지닌 여러분들과 함께 하였기에, 급박하게 변해가는 국내외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큰 대과없이 한국거래소를 운영할 수 있었다"면서 "다행인 것은 우리 자본시장이 오랜 박스권을 극복하고 활기를 더해가는 푸름의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거래소는 정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후임자 선출을 위한 추천위원회를 열겠다고 금융위원회에 알렸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정 이사장의 당초 임기는 오는 2019년 9월까지였다. 하지만 정 이사장은 임기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정 이사장은 2013년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에서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뒤 금융위원회 부원장(차관급)을 맡았다.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 때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고 그 후로 산업은행장과 기업은행장 후보로 거론되기
하지만 지난해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진 이후 대외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정 이사장은 금융위 부위원장 재직 당시 최씨 모녀의 독일 정착을 도운 KEB하나은행 이상화 본부장의 승진에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으며 특검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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