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원(17.3%), 코빗(11.7%)을 포함하면 이날 전 세계에서 거래된 리플 거래의 80% 정도가 국내 3대 가상화폐거래소에서 체결된 셈이다. 리플을 포함한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량의 30% 안팎을 한국인이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상화폐 시장이 글로벌 투자자금을 무서운 속도로 빨아들이며 급속도로 성장하는 와중에 이처럼 국내 투자자들의 가상화폐 거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한 곳에서 일간 거래된 가상화폐 거래금액이 코스닥시장 전체 거래금액을 뛰어넘는 일도 벌어질 정도다. 지난 19일 빗썸의 24시간 거래량은 2조6018억원을 기록하며 전날 코스닥시장 거래량인 2조4357억원을 넘어섰다.
업계에 따르면 가상화폐 투자자는 가상화폐 설명서 격인 백서, 개발자나 회사 트위터, 관련 뉴스 등을 보며 투자에 나선다. 주식시장에서 공시, 뉴스, 재무제표를 보며 투자하는 식이다. 차트를 통한 기술적 분석과 스터디 형식의 커뮤니티도 활성화했다. 카카오스탁을 운영하는 두나무 등이 암호화폐 거래소 설립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한국인의 가상화폐 투자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미래 유망 투자 수단으로 급부상한 가상화폐 거래가 활성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한편으로는 과도한 투기 매매에 따른 거품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국내 가상화폐 참가자와 거래 규모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아직까지 가상화폐 제도화를 꺼리고 있다. 제도화 이후 가상화폐 시장이 과열돼 거품 붕괴 우려를 키울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가상화폐 관련 제도화 자체가 투자자들에게 가상화폐가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줘 투기를 조장할 수도 있어서다.
금융당국이 머뭇거리는 사이 정치권에서 입법을 통한 제도화에 나선 상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가상통화 관련 영업에 규제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업계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5일 스캠어드바이저에 따르면 빗썸은 보안 수준이 65점, 코인원은 88점, 코빗은 93점을 기록했다. 한국인이 많이 이용하는 해외거래소 폴로닉스(90점), 비트렉스(100점)와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 시가총액은 올해 초 182억달러 수준이었지만 이달 말 현재 1500억달러를 돌파할 정도로 급증했다. 25일 정오 원화 기준으로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