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펙보다 직무능력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금융권에서도 최종학력, 가족사항 등을 묻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이 확산되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은 누구나 실력으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입사지원서에 편견이 개입될 수 있는 최종학력, 가족사항, 주소와 같은 항목을 삭제하는 채용 방식이다. 주요 시중은행과 금융공기업에 이어 신한카드도 카드업계 최초로 블라인드 전형을 도입하면서 직무능력 중심의 새로운 채용문화가 빠르게 뿌리내리는 분위기다. 5일 신한카드는 성별, 나이, 학교, 자격증 등 스펙을 배제하고 디지털 역량만 평가해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디지털 패스' 전형 지원자를 오는 11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 전형은 별다른 서류 제출 없이 '디지털+카드'를 주제로 5분 동안 자유 발표를 하는 블라인드 채용 방식이다. 카드업계에서 블라인드 채용이 실시되는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지원을 희망하는 사람은 신한카드 채용 홈페이지에서 이름과 연락처, 발표할 세부 주제만 작성해 지원하면 된다. 자유 발표는 20일 진행되며 발표 우수자는 이달 말부터 진행되는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에서 서류전형을 면제받는다.
블라인드 전형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금융공기업들이다. 신용보증기금은 5급 신입 직원 108명을 공개 채용하면서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할 방침이다. 한국은행도 다음달 진행되는 종합기획직 5급 신입직원 채용 때 블라인드 전형을 강화한다.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올 하반기 채용 일정을 공고한 우리은행은 학력, 전공, 연령 등 지원 자격 요건을 폐지하고 자격증과 어학점수 등의 항목도 삭제했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