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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과 함께 정책 금융의 중요한 주축인 수출입은행 행장으로 7일 은성수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임명돼 앞으로 이동걸호 산은과 어떻게 호흡을 맞춰갈지 주목된다.
은성수 내정자는 KIC 사장을 맡기 전 세계은행(IBRD) 상임이사,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 등을 두루 거친 국제금융 전문가다. 관가에서는 업무 추진력과 함께 격의 없는 친화력을 겸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등 굵직한 기업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일단락되기는 했지만 성동조선 등 중소형 조선사 구조조정도 현재 진행 중이다. 따라서 은 내정자는 이들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어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야 하는 숙제를 가장 먼저 안게 됐다. 특히 최근에는 산은으로부터 출자받은 한국항공우주(KAI) 방산비리가 불거진 데다 자본 적정성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은 내정자의 앞길은 녹록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 내정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7회 행정고시에 수석으로 합격해 재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도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은 내정자는 기재부 재직 당시 최종구 차관보 밑에서 국제금융국장을 맡으며 한중·한일 통화스왑 체결업무 등 국제금융 현안을 함께 헤쳐나간 바 있다. 은 내정자의 이러한 인연이 기재부 산하 수출입은행과 금융위 산하 산은이 겪어왔던 알력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재부는 이날 은 내정자에 대해 "향후 국내외 금융시장과 국회, 정부 등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해운·조선 구조조정, 수출금융 활성화, 내부 경영 혁신 등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한다"고 임명 배경을 밝혔다.
그는 유럽 재정위기와 신흥국 외환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 등을 역임하면서 과감한 시장 안정 조치를 실시해 국내 외환·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출입은행장은 기재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며 임기는 3년이다. 수출입은행은 최 금융위원장이 지난 3월 은행장으로 취임했다가 4개월 만에 자리를 옮기면서 2개월간 공석이었다. 수출입은행이 올해 들어 전임 이덕훈 행장을 포함해 세 번째 행장을 맞게 된 만큼 은 내정자는 조직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잦은 행장 교체와 수장 공백으로 인해 느슨해진 기강을 잡고 내부 경영 혁신 등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은 내정자는 수출입은행에서도 '클린 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클린 경영은 은 내정자가 과거 KIC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내세웠던 목표로 KIC 조직문화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내정자는
△1961년 군산 출생 △군산고 △서울대 경제학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