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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초대 KDB산업은행 회장을 맡게 된 이동걸 내정자는 합리적이면서도 소신이 분명한 학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대중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근무했고 참여정부에서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학자이면서도 금융정책 입안과 집행에 깊숙이 개입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금융 분야 경제교사라는 평가도 있어서 진작부터 중용이 예견돼 왔다.
이 내정자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인연도 화제다. 이 내정자와 장 실장은 경기고에 1969년 나란히 입학한 동기이며 이 밖에도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민유성 전 산은 회장 역시 이들과 함께 경기고에 입학한 대표적인 금융권 인사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내정자는 이들의 경기고 1년 선배다.
이 내정자는 장 실장과 지향하는 정책 방향이 일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 실장은 과거 소액주주 운동으로 재벌 개혁과 기업 지배구조 개편에 힘써 왔다. 이 내정자는 노무현정부가 출범하기 전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장 실장을 초대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에 천거한 인연도 갖고 있다.
이 내정자는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에서 금융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상북도 안동 출신이지만 김대중정부부터 문재인정부까지 주로 민주당 정부에서 요직에 발탁됐다.
김대중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했고 노무현정부 때인 2003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경기고 4인방 중 가장 먼저 차관급에 올랐다. 이후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과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을 역임하고 학교로 자리를 옮겨 한림대 재무금융학과 객원교수, 현재 동국대 경영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금융권 한 최고경영자(CEO)는 이 내정자에 대해 "금융 분야 연구기관에 오랜 기간 재직한 데다 금융당국에서도 활약하며 거시적인 안목, 정책기획 능력과 리더십 등을 고루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초대 산은 회장에 교수 출신이 내정되면서 산은이 '교수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근혜 정권에서 산은을 이끈 홍기택 전 회장이 교수 출신으로, 전 정부 금융권 인사의 대표적 실패 사례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홍 전 회장은 지난해 한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산은 회장 재직 시절 대우조선해양 부실 책임을 정부에 돌리는 내용의 발언을 한 뒤 논란이 되자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 취임 4개월 만에 돌연 휴직하고 잠적했다. 부총재 자리는 한국이 4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얻어낸 자리로, 한국 정부 추천으로 임명된 홍 전 회장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물러나면서 한국은 AIIB 부총재 자리를 상실했다. 역대 산은 수장 자리는 은행권 인사나 정통 관료 출신이 도맡아 왔는데 교수 출신은 36대 홍 전 회장을
[노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