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M] 성우엔지니어링, 기업회생 착수

[본 기사는 09월 15일(16:2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채무재조정 방식 '프리패키지 플랜'을 도입한 사례가 국내 처음으로 등장했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경남지역 차량부품업체 성우엔지니어링은 창원지방법원 파산부로부터 프래패키지 플랜에 따른 기업회생 개시결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프리패키지 플랜은 채무자가 채권자와 사전협의를 거쳐 미리 회생계획안을 작성한 뒤 법원에 기업회생 신청과 동시에 제출하는 제도다. 신청 후 회생계획안을 인가받는데까지 수개월 내지 수년이 걸리는 기존 기업회생절차에 비해 구조조정 기간이 절반가까이 단축된다는 장점이 있다.
프리패키지 플랜은 미국에서는 대표적인 채무재조정 절차로 자리잡았으며, 국내에는 지난해 8월 채무자회생및파산에관한법률 개정을 통해 도입됐다.
실제로 국내에 프리패키지 플랜이 적용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성우엔지니어링은 회생계획안에 따라 구조조정 전문기업 유암코(연합자산관리)로부터 채무상환금 및 운전자금을 지원받아 전격구조조정에 돌입한다. 또한 기업회생 성공율을 높이기 위해 스토킹 호스 비드(Stalking horse bid) 방식으로 경영권 매각도 동시에 추진한다. 스토킹 호스란 미국에서 유례한 M&A(인수·합병) 방식으로 수의계약으로 예비 인수자를 미리 찾은 후 공개경쟁입찰을 진행해 입찰자가 등장하지 않는 경우 예비 인수자에게 회사를 매각한다.
이번 사례는 올해 초부터 금융위가 도입을 추진한 피플랜(P-Plan)과 유사하지만 그 과정은 다소 차이가 있다. 두 제도 모두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해 사전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하지만 피플랜은 워크아웃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성우엔지니어링은 이미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법정관리업체다. 또한 자율협약을 통해 구조조정을 도모하는 피플랜과 달리 성우엔지니어링은 M&A로 새로운 인수자를 찾을 계획이다.
한 유암코 관계자는 ＂연 매출액 800억원 규모 성우엔지니어링이 파산시 지역경제에 끼칠 악영향이 크다는 판단하에 지원을 결정했다＂면서 ＂자금지원과 경영권 매각을 병행해 구조조정 기간을 최소화 하겠다＂고 말했다.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