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의 카카오뱅크 따라잡기가 해외송금 수수료 인하, 직장인 대출 한도 확대에 이어 이제는 카뱅과 비슷한 모바일 소액 대출을 내놓는 전략으로 옮겨갔다. 카뱅의 간편 소액 마이너스통장 대출인 '비상금 대출'이 인기를 끌자 보다 낮은 금리를 책정한 간편 대출상품을 잇따라 선보여 시장 쟁탈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18일 신한은행은 모바일앱인 S뱅크나 써니뱅크로 24시간 언제나 신청할 수 있는 모바일 전용 소액대출인 '포켓론'을 출시했다. 아무 신용카드나 갖고 있는 고객이라면 신한은행과 거래가 없더라도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모바일 대출 특성상 별도의 소득증빙 절차가 필요없고 총 6번의 클릭, 약 3분이면 신청부터 승인까지 끝나는 것은 60초만에 끝나는 카뱅 비상금대출과 비슷하지만 최고한도는 500만원, 연 최저 금리는 3.01%로 카뱅의 300만원, 3.44%보다 한도는 더 높고 금리는 낮다.
앞서 지난 7월말 카뱅 출범에 맞춰 KB국민은행은 소득증명을 요구하지 않는 모바일 대출인 'KB리브 간편대출'을 내놓았다. 기존에 고객이 갖고 있는 국민은행 거래실적을 토대로 신청 즉시 대출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데, 차상위 신용등급인 '골드스타' 이상이면 소득증명서를 안 내도 최대 3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원래 500만원 이하 대출은 비교적 신용등급이 낮은 소비자가 급전이 필요할때 찾는 상품이고 대출금도 그다지 크지 않아 기존에 시중은행들은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상품이었다. 하지만 카뱅이 간편함을 무기로 한 비상금대출을 내놓으며 시장을 선점하자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급히 똑같은 성격의 모바일 대출을 만든 것이다.
카뱅이 최대 한도 1억5000만원짜리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내놓자 4대 은행이 부랴부랴 기존 직장인 대상 모바일 신용대출 한도를 기존 3000만~5000만원에서 1억~1억5000만원으로 올리며 대출시장 수성에 나섰는데 이 움직임이 이제는 소액대출로도 확대된 셈이다.
시중은행들의 모바일 소액대출은 카뱅 비상금대출과 마찬가지로 100% 모바일로 신청부터 승인까지 빠르게 이뤄지고, 금리도 기존 대출상품보다 낮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국내 은행의 500만원 미만 소액대출 평균 금리는 4.48%지만 카뱅을 비롯해 신한·국민 상품의 최저금리는 모두 3%대다.
카뱅을 따라 이뤄진 시중은행들의 소액 신용대출 상품 출시가 소액 대출 시장을 고신용자 위주로 재편하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은행은 아예 모바일 소액대출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을 자사 고객 가운데 높은 신용등급인 경우로 한정해놨다.
소액 대출 붐을 일으킨 카뱅 상품의 경우 신용등급 1~8등급 고객에게 대출 기회를 주지만 낮은 등급일 경우 대출 한도는 최소 50만원, 금리는 최고 15%로 당초 내건 조건보다 한참 불리한 한도와 금리를 적용받는다. 변동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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