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뉴스 / ETF상장 15년…순자산 30조 돌파, 아시아 1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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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는 특정 지수나 특정 자산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펀드로 인덱스 펀드의 일종이다. 해당 주가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을 담아 펀드를 구성하고, 이를 한국거래소에 상장해 일반 개인들도 거래할 수 있게 했다.
2002년 10월 14일,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KODEX)와 키움투자자산운용(당시 우리자산운용)의 코세프(KOSEF)가 국내 증시에 처음 상장했다.
당시만 해도 ETF라는 개념이 국내 투자자들에겐 매우 생소할 때였다. 주식인지 펀드인지 헷갈려 하는 투자자들이 워낙 많아 삼성과 키움의 담당자들은 기관투자가들과 판매사들을 돌며 ETF의 개념을 설명하러 다녔다.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은 "인덱스 펀드도 잘 모르던 시절이었는데 펀드를 주식처럼 사고판다는 것을 이해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2017년 10월 현재, ETF는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재테크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순자산은 30조원을 넘어섰고, 상장 종목 수도 300개(303개)를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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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도 ETF 투자가 대세다. 글로벌 ETF 리서치 업체 ETFGI에 따르면 전 세계 ETF시장 규모(순자산)는 2010년 이후 매년 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다. 미국에 상장된 ETF 종목 수는 무려 1772개다.
ETF가 이렇게 '대세'가 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국내 시장에서 ETF가 알려지게 된 데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출시된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ETF'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금융위기 이후 국내 증시가 출렁이면서 단기 투자자들이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ETF를 활용해 치고 빠지는 투자전략을 사용했고, 이를 계기로 ETF가 대중에게 퍼지게 된 것이다.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는 국내에서 가장 거래량이 많은 ETF로 부상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저렴한 비용'도 ETF의 투자 매력을 끌어올렸다.
저금리·저성장 시대 투자자들의 관심이 비용 절감으로 향한 덕에 수수료가 싼 ETF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ETF 평균 수수료는 0.3~0.4%다. 특히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무는 '박스피'가 수년간 이어질 때 액티브 펀드의 성과가 크게 부진하면서 ETF가 반사이익을 봤다.
적게는 5000원, 많아야 2만원 수준인 ETF의 주당 가격도 개미 투자자들의 진입장벽을 크게 낮췄다. 예를 들어 개별 종목의 경우 삼성전자 주식 1주만 사려 해도 270만원가량이 든다. 하지만 반도체 업종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ETF의 경우 단돈 몇만 원만 들여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에 분산투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실제로 올 들어 최고 수익률(110%)을 낸 미래에셋타이거200IT 레버리지ETF는 지난 13일 종가 기준 1주 가격이 3만1850원에 불과하다. 적은 비용으로 보다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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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지수 추종형인 패시브 상품에 이어 운용 재량권을 허용하는 액티브ETF까지 상장되며 투자 대상이 더 다양해졌다. 특히 거래소 외에도 에프앤가이드와 같은 다양한 지수사업자들이 생겨나면서 MKF지수 등 새로운 지수를 출시해 투자자들의 선택지를 넓혔다.
2500을 넘보는 최근 코스피의 상승세는 ETF 투자자들에게 더욱 좋은 투자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특히 요즘과 같이 IT와 금융 등 특정 섹터가 주도하는 장에서는 ETF 투자가 보다 유리하다. 일반 공모펀드는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가 10%로 제한돼 있는 반면 ETF는 30%까지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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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기 삼성자산운용 ETF운용 팀장도 "ETF는 주식의 대세 상승기에 가장 저렴하게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지금이 ETF로 주식 투자에 나서기 좋을 시기"라고 강조했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