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면허 1호 기업인 삼부토건이 중국 자본을 등에 업고 회생절차를 마치며 정상화의 길에 접어들었다. 16일 삼부토건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 천길주 신임 대표는 "앞으로 중국 진출을 포함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이를 통해 삼부토건의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삼부토건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디에스티로봇 최대주주인 류둥하이 회장과 홍콩 상장사 타이탄 그룹의 회장 장우위빙을 신규 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중국과 홍콩에 네트워크를 보유한 신임 이사들이 경영진에 합류하면서 중국 건설 시장 진출의 길이 열렸다는 것이 삼부토건 측 기대다. 삼부토건은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이 추진중인 신 실크로드 전략 '일대일로'의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대건설 출신으로 삼표그룹 사장을 역임했던 천 대표는 "삼부토건은 시공 기술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경영상 어려움이 해소됐으니 다시 경쟁력을 확보한 셈"이라고 말했다. 천 대표는 향후 대형 SOC사업 등 수익성 사업을 적극 따내 예전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천 대표는 또 '국내 건설사들이 중국 진출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질문에 "그동안 국내 업체들이 성과를 못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중국 투자자들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들의 중국 내 자체 개발 사업 등을 노리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부토건에 투자한 중국 투자 회사들이 건설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진출 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남아있다는 평가다. 타이탄 그룹은 아시아 해양 교역 중심지인 싱가포르와 중국 상해에 지가를 두고 있는 조선, 원유·석유, 화학 분야 사업을 하고 있다.
삼부토건은 현재 약 1000억원 규모의 중국 내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내부 검토 중이다. 토목 사업을 넘어 중국 주택(아파트) 시공권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천 대표는 "일단은 내년에는 국내 사업 수주 물량을 확보하고, 3년 안에 국·내외 매출 비율을 50대 50으로 맞추겠다"고 말했다. 중국 진출을 위해서는 중국 투자 회사와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천징 DST로봇 대표이사는 "파키스탄 등 해외에서 여러 사업을 수주한 삼부토건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천징 대표는 또 "타이탄그룹이 분사를 지으면서 건축면적 11만㎡ 규모의 오피스텔을 공급할 계획인데, 시공사로 삼부토건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부토건은 기업회생절차를 조기에 종결하고 DST컨소시엄에 유상증자 600억원, 전환사채 228억원을 투자 받아 부채비율을 낮추면서 재무비율을 개선했다. 이번 DST컨
재정 상황 개선으로 자신감을 얻은 삼부토건은 지난 8월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396억원 규모 강진~광주 고속국도 25호선을 수주한 바 있다.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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