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23일부터 5년 고정혼합형(5년 고정·이후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를 3.827~5.047%로 조정한다. 지난 20일 3.740~4.960%보다 0.087%포인트 오른 수치다. 최근 계속된 저금리 기조에서 1금융권인 시중은행 주담대 최고금리가 5%대에 돌입한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1년여 만에 처음이다.
다만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공시용으로 쓰는 가이드 금리인 만큼 실제 고객에게 적용하는 대출 금리는 이보다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대출 금리 오름세도 뚜렷하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5년 고정혼합형 주담대 금리대를 3.41~4.61%에서 3.52~4.72%로 0.11%포인트 올린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크다. 신한은행은 3.44~4.55%에서 3.49~4.6%로 0.05%포인트 상향 조정한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 주담대는 3.4~4.40%에서 3.45~4.45%, NH농협은행도 3.53~4.67%에서 3.58~4.72%로 0.05%포인트씩 금리가 인상된다.
주요 은행이 주담대 금리를 일제히 올리는 것은 금리 기준이 되는 5년물 금융채 금리가 최근 가파르게 뛰었기 때문이다. 실제 5년물 금융채 금리는 20일 기준 2.392%로 1년 전 1.6172%보다 0.7748%포인트 큰 폭 올랐다. 2.33%였던 13일보다도 0.06%포인트 이상 오른 수준이다.
고정금리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금리 주담대도 최근 줄줄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코픽스가 지난 16일 신규취급액·잔액 기준으로 각각 전달보다 0.05%포인트, 0.02%포인트 오르자 5대 시중은행은 일제히 17일부터 코픽스 상승분과 함께 가산금리까지 올려 대출금리 수준을 확 높였다.
이에 따라 이달 초 3.04~4.24%였던 국민은행의 코픽스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는 현재 3.11~4.31%로 0.07%포인트 뛰었다.
다음달 한은이 실제 기준금리를 올리면 금리 상승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내 채권시장 지표금리로 쓰이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014년 11월 이후 3년 만에 2.088%를 찍었고, 은행들의 자금조달비용지수인 코픽스도 9월 기준 1.52%를 기록해 올 들어 최고치로 올라섰다. 금리 인상 분위기만 조성됐는데도 시장금리 상승세가 가파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에 대출을 받는 경우 일반적으로 고정대출이 변동대출보다 유리하다"면서도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은 만큼 우선 변동금리로 받은 후 적절한 시점에 고정금리로 바꾸는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