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배급사, 영화관람료 담합...과징금 69억원

영화를 많이 보시는 분들이라면 영화관람료에 붙는 각종 할인 혜택이 어느 순간 많이 사라진 걸 느끼셨을텐데요?
극장과 배급사가 서로 짜고 할인 혜택을 최대한 줄이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윤호진 기자입니다.


2년 전만 해도 대학생은 500원에서 천 원 정도의 영화관람료 할인 혜택을 받았습니다.

대학생이 아니어도 조금 부지런한 영화 팬들이라면 극장 자체 행사와 무료영화제를 통해 관람료를 할인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국내 5대 영화배급사와 3대 대형상영관이 담합을 한 이후 이런 할인 혜택들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서울영화상영관협회가 서울 시내 극장 대표들에게 보낸 협조 공문입니다.

각 상영관이 만든 자체 할인을 모두 없애고 단체 관람 할인도 천 원을 넘기지 말라고 적혀있습니다.

이어 4월부터는 입장요금을 정상화해 서로 할인을 못하도록 감시하자는 내용까지 계획돼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담합행위로 소비자 피해가 150억원 정도에 달할 것이라며 69억원의 과징금과 함께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CJ엔터테인먼트 20억 6천만원을 비롯해 CGV 15억원, 한국소니픽쳐스 13억원, 롯데는 9억 8천만원 등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인터뷰 : 김상준 /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
- "영화가 서민 중산층에 친숙한 문화상품이라는 점에서 서민생활비 경감과 물가안정 차원에서도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였습니다."

하지만 극장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과도한 할인 경쟁으로 소형 극장들이 피해를 입고 있어 출혈경쟁을 자제하자는 자정노력이었을 뿐이라는 얘기입니다.

인터뷰 : 최백순 / 서울영화상영관협회 상무
- "협회 차원에서 서로 모여서 그런 할인 자체를 자제하자..큰 극장과 작은 극장들 간의 상생 차원에서 과도한 할인을 중지하자고 해서 시작된 거였습니다."

공정위는 극장과 배급사가 단체로 할인을 중지한 행위는 가격담합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습니다.

mbn뉴스 윤호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