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할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코스피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1개월여 만에 2500선을 내줬다.
30일 오전 9시 10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22.16포인트(0.88%) 내린 2490.74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10.68포인트 내린 2502.22에 개장한 뒤 장 초반 낙폭을 키우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21거래일 중 13거래일 동안 하락하는 등 눈에 띄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장중 2561.63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서서히 내리막을 타기 시작해 이날은 2500선도 무너졌다. 코스피가 2500선을 밑돈 것은 지난달 31일 이후 1개월여 만이다.
최급 급락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지수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전날에는 원/달러 환율이 1080원선마저 깨지면서 2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기업들이 가격경쟁력과 수익성 면에서 타격을 입게 된다. 원/달러 환율이 100원 하락할 때 제조업의 이익률이 1%포인트 가량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들은 환율 하락시 환차손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급 측면에서도 부정적이다.
이날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결과를 지켜보자는 경계심리도 강하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로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은의 기준 금리 인상은 2011년 6월 이후 6년 5개월 만이다. 이어 내년에도 한 두 차례 금리를 더 인상할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이벤트도 대기 중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내달 12~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인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 11월 FOMC 회의록 공개 이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92.8%에 달하고 있다.
이수정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최근 명목 환율이 빠른 강세를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종합적인 환율 측면의 수출 경쟁력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 실질실효 환율을 살펴 보면 상황은 사뭇 다르다"라며 "원화의 강세에 대한 지나친 부담을 의식하기보다는 기존에 비해 평균적인 원/달러 환율 레벨이 낮아진 상황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업종들을 중심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음식료, 유통, 운송 등의 업종이 이에 속한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전기·전자가 2% 넘게 빠지고 있고 제조업, 증권 등도 1%대 약세다. 운송장비, 통신업, 철강·금속 등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이 838억원을 순매도하고 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575억원, 99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환율 하락에 따른 차익실현에 나선 외국인은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44억원 매도 우위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다. 국내 증시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3~4%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310개 종목이 상승하고 있고 378개 종목이 하락하고 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8.20포인트(1.05%) 내린 773.52를 기록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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