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으로 전용 84㎡의 매매가격이 20억원을 넘어선 서초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매경DB] |
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전용 84㎡ 아파트가 20억원을 돌파한 사례가 작년 '아크로리버파크' 이후 추가로 나타났다. 2009년 입주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와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등이다. 2015년 입주를 시작한 래미안대치팰리스를 제외하면 모두 새 아파트가 아니라 눈길을 끈다.
그동안 전용 84㎡가 20억원을 돌파한 것은 신반포1차를 재건축해 2016년 새 아파트로 입주를 시작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가 유일했다. 이 아파트는 한강변 대단지라는 메리트와 함께 학군·생활 인프라스트럭처를 두루 갖춰 입주를 시작하자마자 날아올랐다. 2016년 7월 21억5000만원에 거래돼 최초의 '전용 84㎡ 20억원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후 타 단지에서 한동안 중형면적의 20억원 돌파는 잠잠했다. 서초구 반포동이나 강남구 압구정동·대치동에서 일부 20억원에 육박하는 매물이 있었지만, 실거래가에 20억원 이상이 찍힌 사례는 아크로리버파크가 유일했다.
상황이 바뀐 것은 올해다. 새 아파트도 아닌 곳에서 20억원 돌파가 속속 나온 것이다. 8·2 부동산 대책 발표 전인 7월 한창 시장이 달아오를 때 반포동에 있는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가 20억원에 거래됐고, 대책이 발표된 후 거래가 실종됐다고 했던 10월에도 이 같은 면적 14층 물건이 같은 가격에 거래됐다. 반포 래미안퍼스티지는 2400가구 대단지이고 입지가 좋다고는 하지만 한강변 아파트도 아닌 데다 내년이면 입주 10년 차로 새 아파트 메리트는 없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잇단 규제로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려는 사람들이 환금성이 좋으면서 실거주도 가능한 '입지 좋은 중형'에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재건축 거래 제한으로 강남권에서 살 수 있는 매물이 확 줄어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A공인중개 관계자는 "압구정 구현대는 전세가율이 낮기 때문에 실제 거주 목적의 매입 희망자가 꽤 되는데 물건이 없어 조만간 21억원, 22억원에도 충분히 거래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실거래가에는 잡히지 않았으나 대치동에서도 처음으로 전용 84㎡에서 20억원이 넘는 거래가 나왔다.
대치동 일대 공인중개 관계자는 "최근 거래된 래미안대치팰리스의 전용 84㎡ 매물 하나가 20억원 이상 가격에 거래됐다고 들었다"면서 "이미 호가는 그 이상으로 훌쩍 올라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치동에서 중형면적
대치동에서도 전용 84㎡가 20억원을 넘은 것은 정부가 자율형사립고등학교와 특수목적고 등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내년부터 고교 입시전형을 특목고·자사고·일반고 동시지원으로 바꾸기로 확정하면서 사교육 1번지의 가치가 재부상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인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