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자산운용 업계에 따르면 내년 2월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사 간 직후 ETF를 구성하는 기반이 되는 코스피와 코스닥 주요 지수는 큰 폭의 리모델링 과정을 거친다. 시가총액 25조원 안팎으로 성장한 셀트리온은 코스닥시장 부동의 시총 1위 기업이다. 코스피로 옮겨간 이후에도 한국전력, 삼성생명 등과 코스피 시총 '톱10'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200지수와 코스닥150지수 모두에 큰 폭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특히 코스닥 종목만 바구니에 담을 수 있는 코스닥 전용 ETF는 셀트리온 빈자리가 크다. KBSTAR 코스닥150 ETF, TIGER 코스닥150 ETF 등 코스닥150지수를 기계적으로 추종하는 ETF는 19일 기준 21.06%에 달하는 셀트리온 자리를 다른 종목으로 메꿔야 한다. 코스닥150지수는 잠겨 있는 지분인 대주주 몫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 유동물량을 기초로 한 '유동 시총'을 토대로 코스닥 상위 150개 종목을 가려낸다. 포트폴리오에서 셀트리온이 빠지면 코스닥 시총 2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 3위인 신라젠 등 종목 비중이 비례적으로 늘어나며 구멍 난 20%를 채우는 구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 ETF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 이 ETF는 코스닥에 상장된 바이오 기업에만 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따라서 셀트리온이 빠진 자리에 코스닥 바이오 업체인 신라젠, 바이로메드, 메디톡스 등을 더 담아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만들게 된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ETF는 정해진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운용사가 자의적으로 편입 종목을 바꿀 수 없다"며 "셀트리온 이전 후 변화한 업체별 코스닥 시총에 맞게 자동적으로 비율이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KB자산운용이 내놓은 KBSTAR KQ고배당 ETF 사정은 조금 다르다. 이 ETF는 코스닥 종목 종 재무건전성이 우수하고 배당 여력이 높은 기업을 골라 투자하는 성격을 지녔다. 하지만 코스닥지수와 지나치게 괴리되는 것을 막기 위해 코스닥 시총 1위 기업은 의무적으로 편입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따라서 셀트리온이 이전한 자리에는 현 코스닥 시총 2위 기업인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코스닥150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만큼 새로 편입될 예정이다. 현재 이 ETF가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전혀 담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변경 전과 후 포트폴리오가 가장 많이 변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ETF 출시 당시에 매년 5월 편입종목을 교체하도록 구조를 설계한 바 있어 리밸런싱(편입 종목 교체) 작업은 내년 5월에 진행될 예정이다.
차동호 KB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 움직임이 같은 방향일 가능성이 높아 ETF 수익률이 크게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RIRANG 200 ETF, KINDEX 200 ETF, KODEX 200 등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는 2% 초반
셀트리온이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에 입성하면 포트폴리오에 담겨 있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시총 상위 종목 비중은 이에 비례해 미세하게 낮아진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