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닥 이 종목 / 고영 ◆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매일경제의 '새해 증시 전망' 설문에 응답하면서 고영을 내년에 주목해야 할 코스닥 종목으로 꼽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 4만5100원에서 출발한 고영의 주가는 27일 8만4600원으로 87.6% 올랐다. 특히 전체 고영 주식 중 외국인 보유 주식 비중이 52.45%를 차지할 정도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올해 외국인이 순매수한 고영의 주식만 991억원에 달한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의 외국인 보유 비율이 27.25%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올해 코스닥 시장에서 고영의 선전은 탄탄한 기술력과 성장 전망 덕분이다. 회로기판 위 부품에 납 도포를 검사하는 3D 납도포검사기(SPI), 반도체 부품의 실장을 최종 검사하는 3D 자동광학검사(AOI) 장비가 고영의 주력 제품이다. 세계 최초로 3D기술을 기반으로 해당 검사 장비를 개발한 기술 선도 기업답게 시장점유율은 각각 47.3%(SPI)와 18.4%(AOI)로 세계 1위다.
최근 4년간 실적 역시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꾸준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기존 사업만으로도 최근 5년간 매출액이 연평균 15.3% 성장할 정도다. 매출액은 올해 처음으로 2000억원 돌파가 유력하고, 2014년 282억원을 기록한 영업이익 역시 올해 4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20% 이상 늘면서 꾸준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했다.
신용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위 5개 고객사의 매출 비중이 15%에 불과할 정도로 고영의 고객사가 다변화한 것도 고영이 가진 장점"이라며 "고객사의 무리한 요구로부터 자유롭고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20%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 스마트폰업체로 기계 절삭·가공검사 장비(MOI)를 납품하기 시작한 것도 향후 실적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계 가공을 거친 제품의 외관을 3D로 검사하는 장비인 MOI는 재작년 휴대폰을 제조하는 고객사의 요청으로 개발을 시작해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인 매출을 내고 있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잠재 시장 규모만 2000억~6000억원 수준으로 해당 기술이 스마트폰 외에도 다른 전자기기와 자동차 전장 부품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영은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6월 로보글로벌(Robo Global)의 '로보틱스 자동화 인덱스'에 국내 최초로 편입됐다. 이 지수는 전 세계 15개국, 13개 섹터에서 로보틱스·산업자동화와 관련된 기업군에서 선정된 80여 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수술로봇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인튜이티브서지컬을 비롯해 화낙, ABB 등 유명 산업용 로봇 제조사가 해당 지수에 포함돼 있다.
고영은 3D 측정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신사업군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특히 국내 및 미국 의료기관과 협업해 세계 최초의 수술 보조 로봇 'Xeno-Guide'를 개발한 것은 주요 성과다. 이 로봇은 3D 영상 측정 기술을 활용해 신경외과나 이비인후과 같은 미세수술 영역에 이용된다. 수술 전 찍은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에 수술 도구의 위치를 표시하면 자동으로 수술 도구를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미드스몰캡 팀장은 "기존 사업 분야에서 절대 강자로 3D기술 적용 산업 확대에 따른 안정적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며 "4차 산업혁명 확대에 따른 AI 솔루션 개발 추진이 지속됨에 따라 내년 이후에도 고영의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