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올해에도 강세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7년여 만에 박스권을 탈피한 국내 증시가 글로벌 경기 회복, 기업의 실적 성장 등을 이유로 2018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다만 지난해 최고가를 찍은 코스피가 올해 3000선을 넘어설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기자본 상위 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대체로 내년 코스피가 올해도 최고점을 찍으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낮게는 2850부터 높게는 3100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 내년 코스피 3000 도달은 무난…밸류에이션 정상화 기대
올해 코스피 밴드 상단을 가장 높게 전망한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에도 강세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으며 3100포인트를 상단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경기가 올해에 이어 확장 기조를 이어갈 것이고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작년 세계 증시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유례없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코스피는 연초 대비 20% 넘게 뛰어 사상 최고가를 찍었고 코스닥도 장중 800포인트에 도달하는 등 눈에 띄는 강세 기조를 나타냈다. 물론 인플레이션 기대 역시 높아지면서 그에 따라 미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사이클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여전히 중립금리 이하 수준에서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쓸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은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요인이다. 여기에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작년 대비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지수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밴드 상단을 3060으로 제시했다. 올해 기업 이익이 10%가량 성장이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밸류에이션 정상화 과정만 거치더라도 3000포인트 도달은 무난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3060 전망은 전혀 높은 수치가 아니다"라며 "달러 약세, 유가안정, 글로벌 물가의 안정 등을 재료 삼아 전체적으로 올해 코스피는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관측했다. 또 "신흥국(국내) 증시가 올라가기에는 가장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조건만 고려해도 3000선은 무리 없이 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 상승탄력 기대보다 약할 수 있어…조정 국면 유의해야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다소 신중한 견해를 내놨다. 올해 코스피가 안정적인 시장 환경을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한다는 데는 앞선 의견과 궤를 같이했지만 3000을 넘을 만한 강한 탄력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실적 개선 정도가 작년보다는 올해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지만 강도는 강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런 관점에서 코스피 전체 기대 수익률은 다소 낮게 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지속됐던 업종 간 차별화도 계속해서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IT 관련 업종이 내년에도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밖에도 헬스케어·의료장비 등 건강 관련주, 소비재 관련주 등의 이익 역시 좋아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내년 코스피가 최저 2350에서 최고 2900까지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코스피는 상고하저, 상저하고와 같은 패턴 없이 꾸준히 우상향으로 상승할 것"이라면서도 "오는 5월 중국 A주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편입되면 대략 4조원 정도의 국내 주식자금이 중국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 센터장은 다만 "금액이 크지 않기 때문에 지수에 큰 마이너스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NH투자증권은 밴드를 2350~2850으로 제시하며 '상고하저'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지수가 상반기 상승세를 타다 하반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인해 주춤할 것이라는 얘기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 김제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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