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랍 11일, 독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웹툰이 공개됐다. 그 주인공은 바로 네이버 모바일웹툰 '마주쳤다'. 얼굴인식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이 웹툰은 스마트폰으로 셀카(본인 사진)를 찍으면 웹툰 속 주인공이 내 얼굴과 같은 캐릭터로 자동 전환된다. 네이버는 지난 2016년에도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한 만화 '폰령'을 공개한 바 있다. AI, VR,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통칭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네이버는 다양한 미래 기술 분야에 대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NAVER는 AI, 로봇, 자율주행, 음성인식 등 신규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는 AI 기반 추천 시스템 에어스(AIRS), 여행지 추천 알고리즘 코나(ConA) 등을 순차적으로 출시하기 시작했고 인공지능 비서 '클로바'를 적용한 AI 스피커 웨이브·프렌즈, 이미지 인식 기술을 활용한 쇼핑렌즈 등을 잇따라 내놓는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발빠르게 선보이고 있다. 과거 '포털공룡'으로 불리기도 했던 NAVER는 이제 단순히 검색 중심의 시장장악력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서비스, 콘텐츠와 기술을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차세대 기술이 신성장 동력으로 작용하면서 NAVER의 투자매력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올해 추천종목 리스트를 내놓은 증권사 15곳 가운데 미래에셋대우,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주요 대형사 4곳이 NAVER를 올해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NAVER보다 더 많은 득표수를 얻은 종목은 삼성전자(6곳)가 유일하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NAVER의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연결재무제표 기준)는 각각 5조3400억원, 1조4300억원이다. 지난해 실적(추정) 대비 14.4%, 17.6%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일시적으로 비용 부담이 커졌지만 선투자에 따른 매출이 온기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점차 실적 안정화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은 특히 AI 기술 투자 성과 가시화에 주목하고 있다. 문지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NAVER는 현재 검색광고의 강자이지만 음성 인터페이스와 AI 딥러닝 추천엔진 시대에 대해서도 대비하고 있다"면서 "AI를 활용해 유통 밸류체인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검색 서비스는 소비자와의 대표 접점으로 살려두고 커머스 서비스를 네이버 쇼핑·윈도·스토어팜·예약·쇼핑렌즈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적용에 따라 인터넷 플랫폼의 지배력이 확대되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NAVER는 O2O(온·오프라인 연계) 침투를 통해 신규 매출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실내 소형 및 대형 공간, 야외 공간, 산업 시설, 도로 위 주행 중인 자동차 등에 대해 로보틱스, 자율주행차 연구 등을 통해 접근 중이다. 자회사 네이버랩스를 통해 로봇팔 '앰비덱스(AMBIDEX)', 실내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어라운드(AROUND)', 전동 스케이트보드, 근력증강 웨어러블 로봇 기술을 응용한 '에어카트(AIRCART)', 바퀴 달린 로봇 '터스크봇(Tuskbot)' 등을 개발하고 있어 향후 적용되는 분야도 다양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올해에는 NAVER의 신사업 투자 성과를 순차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라면서 "마케팅비용 증가로 지난해 이익성장률 둔화는 불가피하나 이에 대한 우려는 현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AI등 관련 기술투자를 본격화하면서 수익성이 다소 부진하겠지만 올해 다시 이익 성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국내 증시에서 정보기술(IT)업종 대표주로 꼽히는 NAVER이지만 지난해에는 재미를 못봤다. NAVER는 지난해 초 77만5000원에 출발해 연말 87만원에 마감했다. 주가가 97만5000원까지 치솟았던 6월에는 시가총액 상위 4위까지 올라서기도 했지만 이후 꾸준히 조정을 받았다. 지난해 주가 수익률은 12.3%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이 21.8%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부진한 수준이다. 주가가 부진한 탓에 밸류에이션 매력은 높아졌다. 현재 주가는 지난 4년간의 주가수익비율(PER) 밴드 하단에 위치하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매출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신사업 모멘텀이 발생하거나 혹은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등 긍정적인 이슈가 발생할 경우 밸류에이션 상승에 따른 큰 폭의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면서 "올해 하반기 이후 AI 스피커 등 신규 서비스의 안정화가 이뤄지면 마케팅비용이 다소 누그러질 수 있으며 이는 곧 영업이익의 레벨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NAVER의 주가가 이익 성장률과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다는 점을 미뤄볼 때 올해 유의미한 반등을 점쳐볼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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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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