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분기 주식 보유현황 살펴보니
국민연금의 코스닥·중소형주 쇼핑이 시작된 건 지난해 4분기부터였다. 지난해 10월부터 연기금의 코스닥 비중 확대 논란이 본격화하면서 11월 코스닥 랠리가 나타나기도 했으나 12월 들어서는 다시 하락장을 맛봐야 했다. 정책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투자자들이 기대감에 코스닥을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속속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이 와중에 중소형주와 코스닥 종목을 사들이고 있었던 셈이다.
이날 매일경제신문이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함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2017년 4분기 주식 대량보유내역'과 전자공시시스템 5% 이상 보유 종목 지분 변동 내역을 통합 분석해본 결과 지난해 4분기 국민연금이 보유 지분을 늘린(신규 5% 이상 포함) 종목은 총 126개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4분기에 새로 주식을 사서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게 된 기업 22개 중에는 7개가 코스닥 종목으로 나타났다. 신규 편입종목 셋 중 하나가 코스닥주였던 것이다. 나머지 13개 종목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중소형주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장사 시가총액 1~100위를 대형주, 101~300위를 중형주로 구분하고 301위 이하는 소형주로 구분한다. 국민연금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집중적으로 매수한 주식은 중형주가 많았다. 특히 국민연금이 지분을 늘린 126개 종목은 지난해 4분기 말 주가가 전 분기 대비 평균 10.33%나 상승했다. 반면 이 기간 중 국민연금이 지분을 줄인 종목들은 주가가 4.16% 오르는 데 그쳤다. 국민연금이 고른 종목들이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셈이다.
국민연금이 신규로 5% 이상 지분을 늘린 코스닥 종목 중에는 그야말로 '대박' 기업이 꽤 많았다. 반도체 부품주인 원익QnC(국민연금 지분율 5.10%)와 이오테크닉스(5.07%)는 지난해 4분기에만 주가가 각각 45.37%, 31.64% 급등했다.
업종별로는 제약과 화학, 부품주 등 비중이 높았다. 4분기 지분 확대 종목 126개 중 제약과 화학은 각각 12개로 가장 많았고 섬유의복(9개), 미디어(8개), 기계(6개), 자동차부품(6개), 건설(5개), 반도체 및 관련 장비(5개)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신규로 사들인 종목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지분을 늘린 종목은 롯데정밀화학으로 나타났다. 지난 3분기 말 보유 지분율이 8.20%였는데 추가로 4.05%포인트를 더 사들여 지분율을 12.25%까지 높여놨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집중 매수하면서 롯데정밀화학 주가는 지난 4분기 동안(2017년 10~12월) 56.95% 올랐다. 이에 따라 롯데정밀화학은 국민연금이 지난 4분기 사들인 종목 중 가장 많이 사면서 수익률도 가장 높았던 종목으로 기록됐다. 시장에서 각광받았던 바이오 주식도 대거 사들였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4분기 제약 업종 중 환인제약(6.28%)과 대웅(5.01%) 등을 신규 5% 이상 사들였고 녹십자홀딩스, 녹십자, 종근당, 한미약품, JW생명과학 등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다.
국민연금 중소형주 펀드를 위탁운용하고 있는 한 운용사 관계자는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