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테크윈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1조5362억원, 영업이익 46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5%, 51.8%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은 사상 최대 실적이고, 영업이익은 2013년 2분기 이후 18분기 만에 최대치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9.8% 늘어난 4조2155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829억원으로 같은 기간 45% 줄어들었다.
겉으로는 그럭저럭 선방한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적인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크다. 방산 부문을 제외한 다른 사업 부문에선 부진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우선 방산 관련 사업은 양호했다. 자회사 한화시스템은 TICN(전술정보통신체계사업) 정상화로 영업이익이 243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매출액은 4배 가까이 증가한 8234억원에 달했다. 한화지상방산도 K-9 자주포 수출이 급증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문제는 감시카메라(CCTV)와 항공기 엔진·부품 사업"이라며 "감시카메라는 구조조정 효과를 기대했지만 수출 부진이 계속되면서 실적 개선이 지연되고 있으며, 항공기 엔진·부품도 국제공동개발사업(RSP) 비용 영향으로 적자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이 두 사업의 실적 부진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설상가상으로 한화테크윈은 현 정부의 첫 특별세무조사 대상 기업으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았고, K-9 자주포가 폭발하면서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주가는 지난해 4월 말 이후 지속적으로 하향세다. 지난해 4월 27일 5만3100원이었던 한화테크윈 주가는 올해 2월 23일 2만8250원까지 하락했다. 10개월 새 46.8% 떨어진 것이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한국항공우주 APT 사업 수주 외에는 주가 상승 모멘텀도 부재하다"면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현재 주가는 악재가 모두 반영된 데다 긴 안목으로 보면 방산 부문 위주로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상반기는 계절적 영향이 있는 산업용 장비 등 이익 증가로 전년 동기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부진한 실적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주가 하락이 추가로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근거"라고 밝혔다.
여기에 적자 사업인 시큐리티 사업 부문을 분할해 부담을 줄였고, 주식 소각
최진명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업분할은 통상 기업공개(IPO) 혹은 매각 전 수순"이라며 "시큐리티 부문이 부진을 이어오고 있어 그룹에 존속할 이유를 실적으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차후 매각 절차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