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응원단은 지난달 21일 특별한 공연을 열었다. 인제스피디움 직원을 대상으로 '고향의 봄' '반갑습니다' '까치까치 설날' 등을 북한 취주악단 연주에 맞춰 30분가량 불렀다. 오영철 북한응원단장은 "따뜻하게 맞이해주고 정다운 눈빛과 친절한 봉사로 불편 없이 지내게 해준 직원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사무실에서는 직원들이 제철에 나는 좋은 식재료를 구하기 위해 여기저기를 수소문했다. 주방에서 직원들은 하나라도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서로가 머리를 맞대 의논했다. 다양한 음식을 준비하고 그중에서 특별히 반응이 좋은 음식들을 특화시켜 더 맛있게 조리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연구하고 노력했다. 환자들을 위해 특별식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룹 차원에서도 총력을 기울였다. 태영그룹은 레저사업 자회사인 블루원의 전국 사업장에서 가장 우수한 셰프와 직원들을 인제스피디움에 충원했다. 남북한 용어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직원들이 북한 말을 익히도록 했다. 전문가를 초빙해 문화와 관습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을 예방할 수 있도록 교육했다. 북한응원단이 불편해할 만한 언행을 삼가도록 주의시켰다.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어려움과 고민도 적지 않았다. 북한응원단은 외부 일정이 많았다. 매우 이른 아침을 먹기도 하고 자정을 넘긴 시간에 저녁밥을 먹은 것도 여러 번이었다. 몇 팀으로 나뉘어 다른 시간에 식사를 하기도 하는 등 식사 시간은 수시로 바뀌었다. 그 까다로운 일정을 인제스피디움은 단 1분도 지체하지 않고 모두 소화해냈다. 그 결과 단 한 건의 사고나 한마디의 불만사항도 없었다.
이번에 인제스피디움이 북한응원단을 환대한 것은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윤 회장의 차녀인 윤재연 사장은 "손님들에게 우리를 맞춰주자"며 직원들에게 충실한 서비스를 당부했다.
인제스피디움은 스포츠자동차 경주를 할 수 있는 서킷이 주 시설이다. 산지를 잘 살려 오르막과 내리막 경사가 역동적인 약 4㎞의 국제규격 자동차 경기장을 만들었다. 주변에는 비포장 코스가 별도로 있다. 다카르랠리가 열리는 사막이나 황무지를 연상케 한다. 자동차는 물론 오토바이, 4륜 바이크, 트럭 등 바퀴 달린 것은 모두 타고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클래식 자동차 박물관을 개관했다. 외국 영화에나 나오는 멋진 명품 올드카들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2014년 완공된 인제스피디움은 강원도 철원이 고향인 윤 회장의 강원도에 대한 애향심과 접경지역의 입지적 한계를 극복하려는 인제군의 의지가 어우러진 결과물이다. 인제군이 토지를 제공하고 태영건설이 자본을 조달해 시설을 건설했다.
윤 회장은 스포츠카 레저산업이 고부가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고 봤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만이 아니라 즐기는 문화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직접 경영을 맡은 윤 사장은 "스포츠자동차를 국민 정서에 맞게 '즐기는 문화'로 특성화함으로써 우리만의 특별한 놀이문화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로 인제스피디
인제스피디움은 지난해 양양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서울에서 1시간 반이면 닿을 수 있다. 인제스피디움은 강원도 최초의 4성급 호텔과 콘도미니엄을 같이 운영하고 있다. 호텔과 콘도에서 수십 대의 경주용 자동차가 굉음을 내며 질주하는 전 서킷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