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서울 분양시장에서는 지하철 2~3개 노선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다중역세권 물량이 공급을 준비 중이다. 지하철 노선이 2개 이상 교차하는 환승역이나, 2개 노선 이상의 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다중역세권 아파트는 교통편의성이 좋아 실수요가 꾸준하다. 때문에 거래도 활발해 부동산 경기 불황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아 지역 대장주 아파트로 거듭나는 경우가 많다.
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3.3㎡당 평균매매가격은 3218만원이다(2월 3주 기준). 이는 마포구 전체 1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마포구 전체 평균가격(2177만원)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이 단지는 2호선 아현역과 5호선 애오개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데다가 조금 더 걸으면 5·6호선·경의중앙선·공항철도가 지나가는 공덕역도 이용할 수 있다.
3호선 독립문역과 5호선 서대문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서울 종로구 '경희궁자이'는 지난해 강북 최초로 전용 84㎡기준 매매가격이 1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권에서는 강남 집값을 이끌어가는 아파트로 불리는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가 대표적인 다중역세권 아파트로 꼽힌다. 이들은 각각 3·7·9호선이 지나가는 고속터미널역과 7호선 반포역·9호선 사평역을 이용할 수 있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지하철 1~9호선과 분당선, 신분당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공항철도, 우이신설선 등 15개의 지하철 노선이 거미줄처럼 깔려있다 보니 거의 모든 아파트는 지하철 1개 노선과 인접하고 있다"라며 "서울 분양시장은 1개 노선 역세권은 이제 기본이고 다중역세권 아파트에 수요가 몰려 청약경쟁률이 높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올 봄 서울 분양시장에는 다중역세권 물량이 대거 풀린다. 우선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GS건설·현대엔지니어링)은 이달 중 개포주공8단지 공무원아파트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자이 개포'(1996세대 중 일반 1690세대)를 공급한다. 분당선 대모산입구역, 3호선 대청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더블역세권 아파트다.
같은 달 현대산업개발그룹 계열사인 HDC아이앤콘스는 옛 강남 YMCA 부지에 주상복합 아파트인 '논현 아이파크'(293세대 중 일반분양 99세대)를 분양한다. 7호선 학동역, 9호선 언주역, 7호선·신분당선 환승역 선정릉역, 9호선·신분당선 환승역 강남구청역을 모두 도보로 이용 가능한 쿼드러플 역세권이다.
영등포구 당산동 상아현대아파트 재건축 물량인 '당산 센트럴 아이파크'(802세대 주 일반 154세대)는 현대산업개발이 4월 선보인다. 지하철 2·9호선 환승역인 당산역이 도보거리다.
롯데건설은 4월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 4구역을 재개발 한 '청량리 롯데캐슬(가칭)'을 내놓는다. 1호선·경의중앙선 환승역인 청량리역을 도보 거리인 역세권 단지다. 1953세대 규모의 복합단지로 이 중 아파트는 1425세대, 오피스텔은 528실이다.
5월에는 삼성물산이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아파트를 재건축한 '삼성동 상아2차 래미안(가칭, 679세대 중 일반 115세대)'을 분양할 예정이다. 7호선 청담역, 9호선 삼성중앙역, 7호선·신분당선 강남구청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 아파트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