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와 대우건설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22일까지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 정당계약을 진행한 결과 128가구의 미계약·부적격 물량(잔여분)이 발생했다. 전체 일반청약 물량(575가구)의 22%에 달하는 규모다. 이 중 약 75%가 부적격자였고 나머지는 계약 포기였다. 일반적으로 부적격 판정은 무주택기간, 부양가족 수 등 청약가점을 잘못 계산하거나 가구주가 아닌 사람이 청약을 신청하는 등 단순 실수가 대부분이다. 청약 관련 규정이 수시로 바뀌는 만큼 가점 산출 등의 업무가 자동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의 특이한 점은 미계약 물량이 예비당첨을 통해 거의 소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체 일반청약 가구 수의 40%가 예비입주자이기 때문에 이들이 입주할 의향이 있었다면 미계약 물량은 대부분 소진됐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 예비당첨을 통해 소화된 물량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분양 관계자는 "일단 '로또'라고 하니 청약에 나섰다가 막상 당첨이 가능해지자 자금 조달 능력 등 현실적인 부분을 감안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분양가가 대부분 10억원 이상이어서 중도금 대출이 안 되므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과천에서 올해 새 아파트 청약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는 점도 과천에 거주하는 실수요자들을 망설이게 만든 요인이다. 올해 과천에서는 재건축과 과천지식정보타운 조성을 통해 9000여 가구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예비입주자로 선정되더라도 동호수를 배정받지 않으면 청약통장이 사용되지 않는다.
예비당첨은 저조했지만 잔여분 추첨의 열기는 뜨거웠다. 이날 오전 서울 대치동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견본주택에서 진행된 미계약분 추첨에는 전국 각지에서 2000여 명이 몰렸다. 청약 1·2순위와 예비당첨까지 끝난 상태였기 때문에 이날 추첨에는 청약통장 여부나 지역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다. 당첨 시 현장에서 계약금으로 집값의 5%를 지불하는 것이 유일한 조건이었다.
강남권 청약에서도 지난해 9월 분양한 래미안 강남포레스트는 일반분양의 20%에 달하는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대출 규제가 있기 때문에 고가 아파트의 경우 자금 여력이 있는 사람이 분양받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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