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데이터 금융' 활성화 방안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해 금융위는 먼저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을 추진한다. 한국신용정보원과 보험개발원 등 공공 성격의 금융정보기관에 쌓인 신용정보와 보험 관련 개인정보를 올해 하반기부터 중소형 금융회사, 창업·핀테크 기업, 연구기관 등에 제공한다. 이들 정보는 개개인의 정보를 따로 식별할 수 없도록 '비(非)식별 조치'를 거친 뒤 외부로 나간다. 정보를 전달받은 회사·기관은 새로운 상품 개발과 시장 분석, 연구 등 목적으로 이를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신용정보원은 개인의 대출·연체·보증·체납·회생·파산정보를, 보험개발원은 개인별 보험계약·사고·보험금 정보를 갖고 있다.
다음으로 신용정보원에 보안 체계를 갖춘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구축한다. 개인정보 분석과 이용을 원하는 회사나 연구기관은 시스템에 원격으로 접속해 데이터를 분석한 뒤 분석 결과만 시스템에서 빼내 활용할 수 있다. 로데이터(Raw data)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또 금융보안원에 빅데이터 유통시장 역할을 담당하는 '빅데이터 중개 플랫폼'이 만들어지면서 비식별 조치를 거친 익명정보 중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대형 금융회사가 데이터의 속성, 규모, 이용 기간 등 요약 자료를 올리면 수요자 측에서 필요한 자료를 골라 양측이 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활용되고 유통되는 모든 개인정보는 개별 신원이 완벽히 삭제된 익명 정보나 개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가명 정보 등 비식별 조치가 이뤄진 형태로 제공·매매된다"며 "익명·가명 처리 정보의 보호 조치를 의무화하고 이 의무를 위반할 경우 형사·행정제재를 부과한다"고 말했다.
초기 빅데이터시장 활성화를 위해 개인정보를 많이 보유한 신용정보사와 카드사를 동참시킬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현행법은 신용정보사가 빅데이터 분석과 컨설팅을 못하게 막고 있다. 카드사 역시 관련법이 불명확해 빅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미국 3대 신용정보(CB) 회사인 익스페리언은 인구통계·생애주기 특성으로 전체 소비자를 70여 개 집단으로 나눠 컨설팅한다"며 "우리도 신용정보사와 카드사가 빅데이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빅데이터 활용이 자유로워지면 개인신용평가의 정확성도 높아진다는 게 금융위 판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회보험료 납부 실적 등 긍정적인 공공정보를 신용평가에 활용할 수 있고, 특히 신용평가사가 구하기 어려운 개인사업자 관련 정보를 확인해 신용평가에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빅데이터 산업 경쟁력을 빠르게 높이기 위해 신용정보 시장의 업체 간 경쟁도 촉진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개인 신용정보업의 경우 통신료·공공요금 납부 실적 등 비금융정보를 분석하는 데 특화된 신용정보사 설립을 허용하고, 규제 필요성이 크지 않은 기업 신용정보업 분야는 진입 규제를 완화하는 식이다.
아울러 '본인 신용정보관리업'을 도입해 예금·대출·카드거래 내역 등 본인 신용정보를 통합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실시한다. 이로써 일반 국민이 스스로 신용정보를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들고, 이 데이터를 개인 자산 관리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독려할 예정이다.
다른 규제를 풀어주는 대신 신용정보사의 지배구조에 대한 관리는 한층 강화된다. 여타 금융사들과 동일한 최대주주 자격 심사와 임원 자격, 대주주 변경 승인 등 규제를 전면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개인신용을 평가할 때 성별·직업 등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고, 평가에 활용하는 주요 평가지표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한다.
이 밖에 본인의 금융정보를 보유한 사업자에게 해당 정보를 다른 사업자에게 제공하도록 요구할 권리를 개인에게 부여하고, 본인의 데이터 분석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권리도 줄 예정이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금융사들은 이 같은 정부 발표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케이뱅크는 통신비 납부 실적 등
[김동은 기자 / 이승윤 기자 /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