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4.90% 상승한 18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이미 10.16% 오름세로 장을 마쳤던 현대글로비스는 이날도 오전 한때 23.63% 상승한 21만4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이날 개장 직후 7% 가까이 빠지며 장중 내내 하락세를 나타낸 가운데 전날보다 2.87% 내린 25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대모비스는 전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방안 발표 이후 사실상 지주사 위치에 오르게 됐다는 분석에 힘입어 6.73% 오름세로 거래를 마친 바 있다.
이처럼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 주가가 극명하게 나뉜 데는 분할·합병 비율이 현대모비스에 불리하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현대모비스의 존속 부문과 분할 부문 비율은 순자산가치 기준 0.79대0.21이다. 이어 현대글로비스는 현대모비스에서 분할된 국내 모듈 및 국내 AS부품 사업과 합병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합병 비율은 0.61대1로 결정됐다. 분할·합병 비율에 따라 가령 현대모비스 주식 100주를 보유하고 있는 주주라면 변경 상장이 완료되는 시점에 현대모비스 주식 79주와 현대글로비스 주식 61주를 교부받게 된다.
박인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합병 비율 산정 과정에서 분할 부문의 가치가 9조2700억원으로 평가됐는데, 이는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7.7~8.9배 수준"이라며 "현대모비스가 안정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부품(AS) 사업의 절반을 현대글로비스에 넘기면서 받은 가치 평가로는 조금 낮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모비스를 분할·합병했을 때 현대모비스 시가총액은 30조원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분할 전 예상 시총(37조3000억원)보다 적정 가치가 오히려 18.4% 하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현대모비스 AS부문은 영업이익률 25%에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4.5%인 고수익 사업"이라며 "해외 AS 사업은 존속 법인이, 국내 AS는 분할 법인이 보유하게 되는데 국내 이익이 전체 사업부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현대모비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강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한 소액주주는 "현대모비스에 빈 껍데기만 남긴 것이냐"고 반응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5월 29일로 예정된 현대모비스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반대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또 다른 주주는 "지배구조가 개편되면 주주들의 가치가 재평가된다고 했는데 가치 하락을 뜻하는 것이었냐"며 "주총에서 무조건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투자자는 "현대차 일가에게 중요한 현대글로비스에 유리한 분할비율"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라도 나서서 소액주주들의 주가 손실을 보전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현대모비스 주가가 당장은 하락세를 보였지만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그룹 지배기업으로 향후 지분가치에 대한 재평가와 더불어 주주친화적 투자의사 결정, 배당정책 강화 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모비스 기업가치를 현 주가 대비 22% 이상 높은 주당 32만원으로 평가했다.
현대차그룹 측 역시 이번 합병으로 인해 현대모비스 주주들이 손해를 본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근거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현대모비스 주식 가치가 단기간에 소폭 하락하더라도 현대글로비스 가치 상승으로 오히려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7월 말 변경 상장이 완료되는 시점에는 이 같은 수혜가 현대모비스 주주에게 돌아갈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그룹 측은 "현대모비스는 미래 자동차 핵심 부품 원천기술에 대한 개발 역량을 제고하고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ABS, 에어백 등 주
[고민서 기자 / 강영운 기자 /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