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자보호 여부 설명·확인제 시행 3년차 현장 가보니…

↑ 예금보호관계 표시 및 설명·확인란.[사진 제공: 전종헌 기자]

예금보험공사가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계기로 도입한 예금보험관계 표시 및 설명·확인제도가 금융권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금보험관계 표시 및 설명·확인은 금융회사가 금융상품의 홍보물과 안내자료 등에 예금보호 여부 및 한도를 표시하고 금융상품 판매 시 이를 고객에게 설명하고 확인받도록 한 제도다.
2일 기자가 서울 중구에 있는 우리은행, SC제일은행, KEB하나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지점과 출장소를 무작위로 방문한 결과, 예금 등 금융상품 가입 시 예금자보호 여부를 설명하고 이를 확인하는 자필 서명을 모두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C제일은행 출장소 한 직원은 "예금자보호 여부에 대한 설명으로 고객 응대 시간이 길어지고 종종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은행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면서도 "고객 만족도가 높아 적극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보는 현재 161개 부보금융회사, 1100개 영업점을 대상으로 예금보험관계 표시 및 설명·확인제도 이행 여부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중이다. 현장조사 결과 위반사항이 발견될 경우 현지조치·주의통보·시정요구 등의 사후조치와 함께 과태료 처분이 내려진다. 이 제도는 예금자보험법 개정을 통해 2016년 하반기부터 시행됐다.
앞서 예보가 지난 한 해 동안 은행, 보험사, 저축은행 등 금융회사 1020개 지점 등을 대상으로 제도 이행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98개 지점에 미비 사항이 있어 구두로 현지조치하고 6개 지점에는 주의통보를 내렸다.
배효진 예보 고객경영지원실장은 "올해는 비대면 거래 증가 등 디지털금융 확산에 대배해 인터넷과 모바일 거래 등에서도 제도가 잘 이행되고 있는지 집중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자료 제공: 예금보험공사]

대체로 제도가 잘 이행되고 있지만 '예금보호 로고'는 비용 등의 문제로 잘 정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보호 로고는 금융상품 설명서, 증서, 통장, 인터넷·모바일 화면 등에서 예금보호 여부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인터넷과 모바일 부문에서는 적용이 되고 있으나 국민, 우리, 신한, KEB하나 등 4대 은행 중 실물 통장에 적용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배 실장은 "통장 발행 감소 추세와 비용 등의 문제로 은행권이 실물 통장에 예금보호 로고 사용을 꺼려하고 있다"며 "다만, 하나, 국민, SC, 씨티은행은 인터넷과 모바일 부문에서 예금보호 로고를 사용하고 있고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전산 문제로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예금자보호제도
다수의 소액 예금자를 우선 보호하고 부실 금융기관을 선택한 예금자도 일정부분 책임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예금의 전액을 보호하지 않고 일정액만을 보호하고 있다. 현재 원금과 소정의 이자를 합쳐 1인당 5000만원까지만 예금을 보호하며 초과금액은 보호하지 않는다. 다만 1997년 IMF 사태 이후 금융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하고 금융거래의 안정성 유지를 위해 2000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예금 전액을 보장한 바 있다. 그러다 2001년부터는 예금부분보호제도로 전환돼 2001년 1월 1일 이후 1인당 최고 5000만원까지 예금을 보호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