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김광수 前 FIU원장 내정
김 내정자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다. 금융 전문가로서 역량과 농협금융의 성장세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지 주목되기 때문이다.
김 내정자는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 분야에서 내공을 쌓았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신임 금융위원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계 수장 자리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또 오랜 기간 공직생활을 하면서도 금융권 안팎에서 두터운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협금융 회장으로서 중요한 업무 중 하나로 꼽히는 단일주주 농협중앙회나 금융당국과의 소통도 무난히 수행해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관료 재직 시절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의 '오른팔'로 불릴 정도로 선후배의 총애를 받았다. 전남 보성 출신이며, 광주일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이낙연 국무총리의 고교·대학교 직속 후배다.
김 내정자의 농협금융 회장 선임은 '명예 회복' 의미도 지닌다. 그는 2011년 금융정보분석원장 임기를 시작했으나 당시 저축은행 부실대출 사태에 연루된 부산저축은행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파면돼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심리 끝에 2013년 대법원은 무죄 확정 판결을 내렸다. 김 내정자는 금융위원회로 복직했지만 결국 2014년 5월 사표를 낸 후 법무법인 율촌에서 고문으로 활동해왔다. 사표 이후 3년11개월 만에 금융업계에 복귀하며 비로소 복권(復權)하는 셈이다.
이달 말 2년 임기를 시작할 김 내정자 앞에는 크게 △글로벌 진출 △생명보험 리스크 관리 △은행 수익 다각화 △전문인력 양성 등의 과제가 놓여 있다. 무엇보다 전임 회장들이 다져놓은 금융지주의 성장 발판 위에서 본격적으로 이익을 실현해야 하는 상황이다. 농협금융 출범 6년 차를 맞아 금융사로서 기반을 더 탄탄히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퇴임하는 김용환 회장이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기본 임기 2년은 너무 짧다"고 토로할 정도로 김 내정자에게 주어진 기간은 길지 않은 편이다.
우선 농협금융이 최근 본격화한 중국·동남아 위주 글로벌 사업이 현안으로 꼽힌다. 포화된 국내시장에 머물지 않고 새 먹거리를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인데, 농협금융은 특히 상대국의 '농업 진흥'과 손잡고 현지에 진출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 협동조합 공소그룹과의 협력 강화, 캄보디아 현지 소액대출 전문회사 인수 등 이제 막 발을 뗀 사업이 여럿 있다.
또 농협금융의 증권·자산운용 계열사 등 비은행 부문 강화와 지주 수익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NH농협은행 내 수익 다각화가 핵심 과제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6521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6배 가까이 성장했지만, 비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31.9% 감소한 2466억원에 그치며 새로운 숙제를 남겼다.
농협생명보험의 리스크 관리 전략도 신임 회장의 경영 능력을 보여줄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시행될 예정인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 등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 농협금융이 선도 금융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내부 인력과 경영진의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안팎의 요구도 있다. 한편 재연임 도전의 꿈을 접고 28일 퇴임을 앞둔 김용환 회장은 이날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농협금융이 그동안의 부진을 딛고 정상화된 후 좋을 때 떠나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김 내정자가 후임 최종 후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