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개선될 전망이다. 실적 전망치의 하향세가 진정돼 깜짝 실적을 발표할 만한 기업들이 관심을 받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분기 상장사의 예상 영업이익(유니버스200종목)이 반등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이익 사이클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짙었지만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다. 증권사들이 예상한 올 1분기 유가증권상장사의 연결 영업이익은 46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6% 증가한 수준이다.
이는 지난 6일 발표한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덕분이다. 매출액은 60조원으로 전망치인 61조7000억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영업이익은 15조6000억원을 기록해 컨센서스인 14조6000억원을 웃돌았다. 뒤이어 실적을 발표한 LG전자와 GS건설 또한 양호한 성적표를 내놓으며 기대감을 키웠다. 후발 주자들도 깜짝 실적을 발표할 경우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은 전망치 달성률이 높다"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종목의 개수 또한 상대적으로 많아 투자가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표를 앞둔 추정치는 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전망치 변화가 긍정적인 종목에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2개월 연속으로 실적 기대감이 커진 종목으로는 증권주가 꼽혔다. 증시가 박스권에 갇혔지만 위험자산 투자수요는 여전히 유지됐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지주의 지난달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달 대비 29.2% 높아졌고, 이달에는 30.2% 상향됐다. 키움증권도 같은 기간 각각 24.2%, 9.4%씩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승했다.
은행업종 또한 기초체력이 단단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실적 기대감을 키웠다. BNK금융지주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이달 들어 8.4%, 기업은행은 3.8%, JB금융지주는 3.0%씩 높아졌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호텔신라, 금호석유, 포스코대우, LS산전, 두산인프라코어, OCI, 한국가스공사 등의 실적도 뚜렷하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새로운 호재나 매크로 환경 변화, 업황 개선 등이 반영된 결과"라며 "하향 조정의 원인이 됐던 이벤트나 환경 변화는 이미 추정치에 반영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전망치 변화가 어닝 서프라이즈로 연결되는지 여부를 지켜보는 것이 실적 시즌의 관전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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