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는 7660억원에 달했는데, 일일 기준으로 무려 4년10개월 만에 최대 규모였다. 나흘 동안 외국인이 순매도한 금액만 2조원에 달한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62%(15.33포인트) 하락한 2448.81로 마감해 아시아 주요 증시 가운데 홍콩 다음으로 타격이 컸다. 한미 간 금리 격차가 커지면서 외국인 자금이 본격적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국채 10년물 기준으로 미국 금리는 한국보다 23.2bp(1bp=0.01%포인트) 높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보다 3.8원 내린 1080.6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화값이 1080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6일(1081.1원) 이후 한 달 만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국내 증시에는 부정적 요인이라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조정 강도와 기간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국채금리 3%는 저금리 환경이 깨지느냐, 안 깨지느냐의 마지노선 역할을 한다"며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벌어질수록 다른 나라도 금리 인상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고, 금리 인상이 확산될 때 전 세계 주식시장이 큰 하락 폭을 기록한 적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조익재 센터장은 "3분기 정도에 금리 인상 기조가 확산되면 그때부터는 주식시장이 약해진다고 보고 있으나 생각보다 빨리 시점이 다가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는 것은 기업 이익 증가율이 양호한 데다 인플레이션이 겹치는 경기 상승세이기 때문"이라며 "올해 하반기까지는 미국 경기가 좋을 것이고, 활황 국면에서 금리와 주가가 같이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용준 센터장은 "지난 2월처럼 미국발 증시 쇼크를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며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데다 남북정상회담, 미·북정상회담 등 이슈가 있어 미국 증시의 영향을 받더라도 조정과 회복을 반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밴드를 2.8~3.2%로 보고 있다"면서 "만약 3.4~3.5%까지 가면 경기가 꺾이고 국채 수요가 강해질 수 있으나 이는 기준금리를 3~4번 정도 올리고 난 이후인 내년 상반기께 가능할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일시적인 노이즈(소음)라고 본다"며 "올해 국내 증시는 여전히 우상향할 것이며 2분기에는 노이즈로 증시가 출렁거릴 때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하는 시점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 상승세로 주식과 채권 간 포트폴리오가 바뀌면서 미국 증시에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3%는 주식을 많이 들고 있는 미국 베이비붐 세대가 주식에서 채권으로 넘어가는 자산배분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며 "미국 젊은 세대가 주식 투자를 별로 안 하는 상황에서 베이비붐 세대가 주식을 팔기 시작하면 결국 미국 증시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미국 베이비붐 세대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종목을 비롯해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알파벳) 종목이 포함된 상
[정슬기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