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3거래일간 액면분할을 위한 거래정지 기간에 들어간다. 신주권상장예정일은 다음 달 4일이다.
액면가는 기존 5000원에서 100원으로 낮아진다. 삼성전자를 보유한 주주는 주식 수가 50배 늘어난다. 그동안 기관과 외국인이 주도하는 '황금주'였던 삼성전자에 개인투자자들도 가세하면서 수급이 개선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시가총액이 큰 종목의 경우 유동성 증가에 따른 거래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5년 이후 유가증권 시장의 액면분할 사례 39건을 대상으로 거래정지 이전과 이후의 60일 거래량을 점검한 결과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량 증가가 나타난 케이스가 24건으로 파악됐는데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기업의 경우는 7건 중 5건으로 거래량이 증가한 기업수의 비율이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동성 증가가 삼성전자 주가에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전체 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총 14만4374명이다. 이 중 발행주식 총 수의 100분의 1에 미달하는 주식을 보유한 주주로 분류되는 소액주주는 14만4283명에 불과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로 삼성전자의 일평균거래량은 코스피 전체의 (기존 0.1% 수준에서) 4.2%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라며 "코스피 전체 일평균거래량은 분할 전보다 평균 5%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단기간 수급 여건 개선으로 인해 주가가 상승할 여지도 있다. 이같은 점을 고려한 듯 개인투자자들의 삼성전자 매수세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액면분할을 발표한 지난 1월31일부터 이달 26일까지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1위 종목은 삼성전자다. 거래정지를 앞두고 최근 30대 개인투자자가 8만~10만주를 사들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실제 SK텔레콤, 제일기획, 아모레퍼시픽은 액면분할 후 주가가 개선됐다. 한국투자증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3개 종목 모두 거래재개 후 1개월간 코스피 대비 초과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모든 기업의 액면분할이 주가 상승을 담보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지난해 액면분할한 유가증권시장 14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거래재개 첫날 상승 마감한 종목은 한미반도체, 롯데지주, 서울식품 3개에 불과했다. 이 중 롯데지주, 서울식품마저도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액면분할보다 기업의 펀더멘털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대신증권도 알파벳(구글), 애플, 아모레퍼시픽의 액면분할을 예로 들면서 주가의 방향이 기업의 펀더멘털에 기인한다고 강조했다. 김경민 연구원은 "3개 회사 중 애플과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유의미하게 상승했다"면서 "반면 구글은 주식 분할 공시 이후 주가가 3개월간 14% 하락했는데 실적 성장속도가 애플, 아모레퍼시픽만큼 유의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액면분할 외에도 실적 개선이 점쳐지고 있어 긍정적인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김제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