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공동주택 공시가격 ◆
지난 30일 매일경제가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원종훈 세무팀장의 도움으로 올해 공동주택 보유세를 산출한 결과, 서울 강남권 재건축 추진 단지 등 일부 아파트는 작년 대비 세금이 50% 가까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세금 추정액은 주택 소유자가 1채를 5~10년 보유한 경우를 가정하고 계산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5㎡는 공시가격이 지난해 9억2000만원에서 올해 11억5200만원으로 25.22% 상승했다. 이 아파트 한 채를 갖고 있는 사람은 보유세가 작년 270만원에서 올해 396만원으로 46.7% 급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공시가격 상승만으로 세금 부담 상한까지 보유세가 급등하는 것이다. 정부는 급격한 세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해 재산세 인상률을 공시가격 3억원 이하는 전년도 세금의 5%, 6억원 이하는 10%, 6억원 초과는 30%까지 제한한다.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한 보유세 인상률 상한선은 50%다.
또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전용 107.47㎡ 보유자는 올해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해 936만원을 내야 한다. 작년 673만원에 비해 39.2% 늘었다. 공시가격이 19억7600만원으로 21.67% 오른 탓이다.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보유세가 549만원에서 604만원,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용 131.48㎡는 522만원에서 636만원으로 뛴다. 강남권 '웬만한' 한강변 아파트를 가지고 있으면 세금으로 500만~600만원을 내야 하는 셈이다.
대치 은마·잠실 엘스 등 일부 강남권 아파트 중소형은 공시가격이 9억원을 넘어 종부세 대상에 편입됐다. 잠실 엘스 전용 84.8㎡는 1주택자라면 작년에는 재산세 224만원만 내면 됐지만, 올해는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해 317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부동산 시장은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번에 공시가격이 급등하면서 보유세가 뛰었는데 하반기에 '더 강력한 폭탄'이 내려올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정부가 6월 지방선거 이후에 보유세를 전반적으로 개편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아래에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설치되고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을 지낸 강병구 인하대 교수가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관심의 초점은 보유세 개편 내용과 방향이다. 현재 국회에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출한 종합부동산세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현재 공시가격의 8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폐지하는 것이 골자다. 시세에 더 가깝게 기준을 적용해 부동산세 부담을 실질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종부세 과세표준 구간별 세율을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주택 종부세의 경우 과세표준 6억원 초과~12억원 이하 구간에 대한 세율을 현행 0.75%에서 1%로, 12억원 초과~50억원 이하 구간에 대한 세율을 현행 1%에서 1.5%로 각각 올렸다. 다만 1주택자는 공시가격 대상을 9억원에서 12억원 초과로 완화했다. 하지만 보유세 개편은 강한 조세저항을 가져오는 사안이라 정부와 여당 모두 여론의 향배를 유심히 살펴보고
한편 보유세는 크게 재산세와 종부세 두 가지다. 재산세는 주택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된 과표구간에 따라 0.1∼0.4% 세율을 부과한다. 여기에 6억원 이상(1가구 1주택자는 9억원) 주택을 보유한 사람은 과표구간에 따라 0.5∼2.0% 세율의 종부세를 추가로 내야 한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