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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매일경제가 국내 주요 증권사의 브라질 채권 판매 잔액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에는 3조6763억원어치가 팔렸으나 올 들어서는 지난달 말까지 5874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는 국내에서 개인고객들을 대상으로 해외 채권 중개를 많이 하고 있는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5대 증권사의 판매액을 합친 수치로, 지난해에 비해 중개가 6분의 1로 뚝 떨어진 것이다. 국내 증권사들의 개인 대상 해외 채권 판매는 주로 브라질 채권이 대부분이다. 선진국 채권 중에는 미국채, 신흥국에서는 러시아·멕시코 채권도 일부 판매가 되지만 미미하다. 대형사 기준으로 보자면 지난해 브라질 채권이 한 달에 1000억원씩 팔릴 때 러시아 채권은 2억~3억원씩 중개됐다.
브라질 채권이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은 연 10%대 이자수익에 절세 효과까지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브라질 정부가 토빈세를 폐지해 이자소득, 매매차익, 환차익에 대해 한도 없이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되자 국내 증권사 PB점포 등을 통해 고액 자산가들에게 먼저 소개됐다. 거래단위가 수천만 원대였지만 여윳돈을 굴리기에는 이만 한 고금리 상품이 없었다. 브라질 채권이 워낙 인기를 끌자 금융사들은 투자단위를 미화 500달러 수준까지 낮추면서 소액투자자들까지 끌어모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헤알화 가치가 2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해외 채권 투자자들은 기본적으로 단기 매매보다는 장기 보유를 통해서 이자를 지급받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환율변동에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구제금융 소식에 채권 투자자들은 남미발 디폴트 위기, 통화가치 급락으로 인한 평가손 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예를 들어 브라질 국채 금리는 지난 8월 기준 10년물 9.6%다. 우리나라 국채 10년물 금리 2.7%에 비하면 엄청난 수익률이지만 지난해 대비 헤알화 가치가 10%가량 하락했다. 지난해 미국 달러화 대비 헤알화 환율은 3.1헤알이었지만 이달 초는 3.5헤알을 기록했다. 달러 대비 헤알화값이 12%나 평가절하되면서 헤알화로 표시된 브라질 국채 투자자들은 그만큼 평가손을
미래에셋대우 구용욱 리서치센터장은 "신흥국 6월 위기설이 번지더라도 브라질은 아르헨티나와 달리 디폴트 위험까지는 아니다"면서도 "개인투자자들은 환헤지 비용 등을 감안해 대부분 환노출 상태에서 브라질 국채에 투자해왔기 때문에 지금 환율 수준에서 투자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