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남구청, 대연비치에 통보
↑ 최근 재건축 부담금 `0원` 통보를 받은 부산 남구 대연비치아파트 전경. [사진 제공 = 조합 측] |
재건축 부담금은 기본적으로 주변 집값 대비 비정상적 가격상승분에 대해 부과되는데 부산 대연비치는 주변에 비싼 새 아파트가 거의 없었던 게 결정적 이유로 보인다. 아울러 서울 강남에 비해 정부 관심이 느슨한 점도 '0원'을 통보한 한 배경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부산시 남구 대연동에 위치한 1035가구 규모 대연비치는 3월 5일 관할 구청인 남구청으로부터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이 '0원'이라고 통보 받았다. 계산 결과 조합원 1인당 평균이익이 3000만원 이하로 산출돼 부담금이 면제된 셈이다. 반포현대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후 예정액을 통보 받은 서울 최초의 사례였다면, 대연비치는 전국 최초 사례인 셈이다.
반포현대와 달리 대연비치는 구청이 초과이익 산출에 사용되는 종전자산가액, 종후자산가액 등 자세한 수치가 공개되지 않아 '0원'이 나온 구체적인 과정을 따져보기는 힘들다. 다만 인근 신축 아파트와 시세 차이를 분석하면 대략의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 계산 과정을 추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초과이익을 계산하려면 해당 아파트가 재건축 과정을 거치면서 집값이 얼마나 급등하는지 알아야 하는데, 이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인근 신축 아파트 가격이다.
반포현대는 인근에 고가의 신축 아파트가 즐비하다. 2008년 입주한 반포자이는 전용 84㎡가 최근 20억5000만~2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공급면적 3.3㎡당 가격이 7000만원 가까이 된다. 9월 입주 예정인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써밋은 전용 84㎡ 분양권이 2월 18억2200만원에 거래돼 공급면적 3.3㎡당 가격이 6000만원 수준이다. 서초구청이 추정한 반포현대의 현재 시세는 3.3㎡당 4500만원 수준인데, 재건축 후 이들 단지 가격과 비슷해진다고 가정하면 반포현대의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인근 신축 아파트로는 2013년 입주한 대연힐스테이트푸르지오가 있는데 전용 84㎡가 4억7000만~6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반포현대가 같은 면적의 인근 신축 아파트와 비교했을 때 4억원 이상 차이가 나지만 대연비치는 6000만~2억2000만원 정도만 차이가 난다. 대연비치의 재건축 초과이익이 반포현대 재건축 초과이익보다 훨씬 적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양쪽 사업장의 결정적 차이는 또 있다. 반포현대에서는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한국감정원이 부담금 산출을 사실상 지도하는 수준으로 개입했다. 반면 대연비치는 국토부나 감정원 모두 전혀 검증 요구도 하지 않을 정도로 무관심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산은 서울 강남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이익이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 통지가 조합원들의 사업 추진 여부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심 지역에는 정부가 직접 개입하면서 비관심 지역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 구조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반포현대 조합원 A씨는 "강남이지만 80가구 소형단지인데도 정부가 계속 수정을 요구하며 개입하면서,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건 불공평한 거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부산 남구청과 국토부는 모두 대연비치의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에 대해 "어디까지나 추정액일 뿐 실제 부과는 사업 종료 시점에 최
국토부 관계자는 "시행 초기여서 감정원이 전국 모든 사업장의 부담금 통지내역을 검증하기는 어렵다"며 "보다 정확한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 산정을 위해 지방의 공무원들을 재교육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