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이 출시한 KODEX 턴어라운드투자 상장지수펀드(ETF)는 17일 기준 직전 한 달간 수익률 15.33%를 기록했다. 이 ETF는 실적이 회복되는 초입에 놓인 기업에 분산투자하는 성격의 상품이다. 주가가 많이 빠져 반등 가능성이 높은 주식을 골라 담는 '역발상 펀드'인 셈이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종목 중 3년 이상 실적 데이터가 있고 시가총액이 2000억원이 넘는 주식이 편입 대상이다. 매년 4번의 리밸런싱(종목 교체) 작업을 거쳐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주식 비중을 늘리는 구조다.
18일 기준 현대상사(5.7%) 두산엔진(5.09%) 현대건설(5.03%) GS건설(4.43%) 태영건설(3.86%) 등이 편입 상위 종목 리스트에 올라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건설주를 축으로 주가상승 움직임이 가팔랐던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건설주는 실적 개선 움직임이 뚜렷한데도 유독 저평가된 종목이 많아 ETF 알고리즘이 높은 비중을 실어 투자했다"며 "때마침 남북관계 개선 훈풍까지 불어 반사이익을 봤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TIGER 가격조정 ETF 향후 추이도 주목할 만하다. 이 ETF는 최근 2년간 수익률이 좋았던 상위 60개 종목을 뽑아낸 뒤 이 중 한 달간 주가 하락폭이 큰 30개 종목을 골라 연 4회 종목 교체작업을 하는 상품이다. 주가 상승 추세가 살아있는 종목 중에 단기 주가가 급락한 종목만 따로 추려 집중 투자하는 '역발상 펀드'다.
TIGER 가격조정 ETF는 1개월 수익률 2.56%, 3개월 수익률 4.87%를 기록 중이다. 아세아시멘트(5.09%) LS(3.77%) 한일시멘트(3.71%) 세아제강(3.57%) CJ제일제당(3.49%) 순으로 투자 비중이 높다. 기업은행(3.43%)과 미래에셋생명(3.38%), 신세계푸드(3.38%) 등이 뒤를 잇고 있다.
가장 투자를 많이 한 종목 비중이 6%를 밑돌고 있어 분산투자 원칙을 잘 지킨 상품이라 할 만하다. 아세아시멘트, 한일시멘트 등 종목은 남북관계 개선 흐름에 따라 주가 추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가치투자 원칙에 입각해 만들어진 ETF 역시 관심을 모으는 상품이다. 싼 주식을 대거 편입해 오를 때까지 기다려 매도한다는 '역발상 투자' 원칙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상품이다.
TREX 중소형가치 ETF, KODEX 가치투자 ETF, TIGER 우량가치 ETF 등을 단기수익률 측면에서 돋보이는 상품으로 꼽을 만하다. TREX 중소형가치 ETF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시총이 큰 상위 500개 종목 중에, 상위 100개를 제외한 나머지 400종목을 대상으로 가치주를 골라내 투자하는 성격을 지녔다. 신세계(3.40%) 삼성엔지니어링(3.35%) OCI (2.92%) GS건설(2.27%) LS(1.79%) 등이 주요 편입 종목이다. 1개월 수익률 5.13%, 3개월 수익률 5.83%를 기록 중이다.
KODEX 가치투자 ETF 역시 매년 1회 종목변경 작업을 거치며 재무데이터가 검증된 저평가 가치주에 장기간 돈을 묻어놓는 전략을 취한다. 현대건설(4.43%) 에스에프에이(3.60%) 대한제강(3.49%) 서희건설(3.48%) 풍산(3.45%) 등이 주요 편입 종목이다. 1개월 기준 4.99%의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다만 이들 '역발상 펀드' 보유종목 리스트에 건설주 비중이 높은 것은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다음달 미·북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려 건설주에 대한 투자 수요가 더 늘어나면 이들 ETF 수익률 그래프 역시 덩달아 위로 올라갈 수 있다. 반면 이 같은 시나리오가 삐끗하기
운용업계 관계자는 "역발상 ETF에 건설주 투자비중이 높은 것은 그동안 건설경기가 좋지 않아 주가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아직까지 건설주 주가 자체에 큰 거품이 있다고 보기는 힘든 국면"이라고 말했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