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계측기 업체 우진이 삼부토건을 전격 인수하고 원자력발전소 해체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원전 사업에 비우호적인 정부 정책 여파로 기존 사업이 난관에 봉착한 만큼, 원전 해체 사업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 보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23일 우진은 총 393억원을 투자해 디에스티글로벌투자파트너즈사모투자합자회사(이하 디에스티글로벌) 지분 100%를 확보한다고 밝혔다. 디에스티글로벌은 삼부토건 지분 144만922주(7.7%)를 가진 2대주주다.
이런 가운데 24일 삼부토건 최대주주인 디에스티로봇이 보유 지분 15.4%(288만1845주) 전량을 디에스티글로벌에 양도한다고 공시했다. 매각 대금은 266억원이다. 지분 양도와 함께 디에스티로봇이 가진 의결권도 위임할 예정이다. 사실상 경영에서 손을 뗀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디에스티글로벌의 삼부토건 지분율이 23.1%로 늘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만큼, 디에스티글로벌 최대주주인 우진이 사실상 삼부토건을 지배하는 셈이 된다.
아울러 디에스티글로벌은 디에스티로봇이 보유한 삼부토건 전환사채도 인수해 지분율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우진 주가는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까지 올랐다. 우진은 삼부토건 인수로 방사능 오염을 줄이는 제염뿐 아니라 시설 해체 등 원전 폐쇄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전 세계적으로 탈원전이 가속화하면서 원전 폐쇄 사업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30년대가 되면 세계 원전 해체 시장은 185조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우진은 지난 3월 방사능 제염 업체인 원자력환경기술개발 지분을 인수하면서 원전 해체 시장에 진출했다.
1948년 설립된 중견 건설사 삼부토건은 지난해 회생 절차에 돌입하며 인수·합병 매물로 나왔다. 그러다 산업용 로봇 업체 디에스티로봇을 새 최대주주로 맞았다. 중견 건설사로 국내외에서 토목 및 건축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우진은 삼부토건과 경영 노하
우진 관계자는 "삼부토건은 국내 화력발전소, 상하수도 등 시공 경험이 풍부해 원전 폐로 사업에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